다찌마와 리 [24] 본 영화

최근에 극장에서 개봉하여 호방한 웃음소리를 유감없이 날려주고 있는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의 급행열차를 타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2000년도에 인터넷에서 공개된 다찌마와 리입니다. 35분이라는 지극히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길지않은 영화속에 특유의 쌈마이한 오오라는 제대로 담겨있고, 8년이 지난 요즘에 개봉한 극장판 다찌마와 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는 반드시 봐야만 한다고 보네요.

영화의 스토리는 지극히 단순합니다. 돈을 벌기위해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온 화녀와 충녀가 거리의 불량배들에게 희롱을 당하고 이때 우리들의 협객 다찌마와 리가 나타나서 불량배들을 안드로메다 행성으로 관광시키는게 전부인데, 일부러 일백프로 후시녹음을 사용해서 배우분들의 입모양과 대사가 맞지않는 위화감과 약간은 오버된 억양속에서 어색하다는 느낌보다 옛날영화보는것같은 그리움과 밀레니엄 시대에 이런 구수한(?) 후시녹음을 접하니 왠지 모르는 웃음까지 흘러나오더군요. 거기에 영화에 돈을 별로 알 들인티가 팍팍 나는 로케나 소품조차도 그러한 웃음을 더해주는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당시 류승완 감독님의 인지도와 이 영화의 성격을 생각하면 대규모의 자원을 받을일이 없지만(요즘에도 이런 영화 만든다고 돈을 줄 스폰서는 거의 없죠) 오히려 이런 빈티나는 구성도 영화를 돋보이는데 한 몫 했다고 보네요. 그렇다고 액션도 돈없다고 마냥 싸구려로 일관한게 아니라 초반에는 어설프고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케하는 액션이 지나고 중반부에 동방의 무법자 패거리들과 싸울때는, 어지간한 액션영화 저리갈 정도의 박진감 넘치는 맨몸 액션을 선보인다는게 돋보입니다. 다만 이 영화의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동방의 무법자가 그럴듯한 액션을 보여주지않고 죄다 졸개들에게 맡겨서 보스다운 위용을 안 보인점과, 아무리 쌈마이 복고풍 코믹 액션을 표방한다해도 후반부의 반전은 조금 너무한게 아닌가하는점이 조금은 아쉽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의 최대 백미는 명대사! 특유의 일팩프로 후시녹음의 오오라의 힘입어 여기에 쌍팔년도식의 대사를 더해주니, 한 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흘러나옵니다. 물론 요즘 극장에서 인기리에 상영중인 극장판에서도 그럴듯한 명대사가 존재하지만 "오동나무 코트를 입혀주마!" , "나는 야학을 다녀서 밤에만 글을 읽을수 있단 말이다!" , "직업은 멀쩡하지만, 너희 같은 무리들을 보면 참지 못하는- 인간 미화원!"같은 주옥같은 대사들이 난무하는 8년전의 인터넷판만큼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러한 쌈마이한 영화를 제대로 빛내준 임원희님의 다찌마와 리 연기는 '임원희님이 아니면 맡을 수 없는' 완벽한 다찌마와 리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외에 영화내내 밟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풋풋한 모습의 류승범님이나 비중이 묘하게 적은게 아쉬웠지만 동방의 무법자의 안길강님등 조연들도 다찌마와 리를 빛내주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보네요.

여담이지만 최근에 개봉한 극장판에서도 인터넷 판의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 몇 개 보이는데, 영화의 액션전개과정이 초반에 다소 어설프고 웃긴 막권 액션과 중반 만주벌판에서 벌어지는 박진감 만땅의 간지 액션은 인터넷판의 그것과 동일하며 첫부분에서 다찌마와 리에게 잔뜩 혼이난 국경 살쾡이가 "다찌마와 리~"라고 외치는 장면이나 예고편에서도 나왔지만 채찍을 사용하는 적이 자신이 쓰는 채찍에 의해 몸이 엉켰을때 다찌마와 리가 "엉켰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터넷판에서 초반 거리의 불량배들을 눕혔을때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바둥거리는 류승범님을 보면서 다찌마와 리가 중얼거린 대사이기도했죠.

아무튼 극장판 다찌마와 리를 아직 안 보신분이라면 먼저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찾으시길 바라며, 이미 극장판을 봤다해도 이 영화를 놏치지말며 뭔가 쌈마이한 녀석을 찾고 있다면 다찌마와 리를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극장판이 재미있기는해도 묘하게 부족한 명대사나 중간중간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는걸 감안하면,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꽉 차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이막스가슴을 후벼파는 명대사가 이어지는 인터넷판 다찌마와 리의 가치는 8년이 지난 지금도 빛나고 있다고 보네요.

트랙백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08/19 12:41 #

    이 영화를 도대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찌마와 리는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온갖 부조리들과 이데올로기, 그리고 헤게모니의 의미를 적절한 개그와 상징으로 형상화시켜 만들어낸 한편의 거대한 선악고찰 드라마입니다. 그것은 일견 지독히 시니컬하고 차가워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탄압받는 인간이 꿋꿋하게 일어나 서로 끌어안음으로써 인간의 마음에는 온기가 남아있다고, 이 세상이 악취로 가득한 쓰레기통이고 시궁창이라 할지라도 우리에게는 그것을 깨끗하게 ...... more

덧글

  • 아레스실버 2008/08/19 10:24 # 답글

    잘 생겼다!!

    ...죄송합니다, 이거 외엔 다른 말이 잘 생각나지 않아요.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죠?
  • 알트아이젠 2008/08/19 10:25 #

    그저 다찌마와 리같이 호방하게 웃으면 됩니다.
  • 나이브스 2008/08/19 10:24 # 답글

    그리고 보니 임원희를 알린 영화죠...

    동시에 임원희의 이미지를 굳게 만든...
  • 알트아이젠 2008/08/19 10:26 #

    그래도 3몬스터같은데에서도 충분히 다른 캐릭터로도 변신이 가능한데, 실미도만 봐도 다찌마와 리가 생각나서 말이죠. 더구나 다찌마와 리 다음으로 임원희님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재밌는 영화'라는것도 참...-_-;;
  • 시로야마다 2008/08/19 10:31 # 답글

    일백푸로 후시녹음!!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3 #

    서울 인근 지역 올 로케!
  • 카오스 2008/08/19 10:42 # 답글

    보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3 #

    비디오가게나 DVD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찾으시면 됩니다.(여기에 삽입)
  • 클라 2008/08/19 11:47 # 답글

    오 쾌남! 임원희도 임원희지만 류승완의 와싱톤도 웃겼지요.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4 #

    와싱톤의 밟히는 모습이 참 웃겼죠.
  • 블루시드 2008/08/19 11:56 # 답글

    이것도 명작(?)이죠. 극장판도 보고 싶은데~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4 #

    극장판도 재미있습니다.
  • 로오나 2008/08/19 12:41 # 답글

    요는 임원희씨는 잘생겼다는 겁니다. 오! 쾌남!(...)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4 #

    "잘 생겼다!"라는 말도 잊으면 안되죠.
  • 티안 2008/08/19 12:52 # 답글

    잘생겼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누구나 인정하게 될껍니다!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4 #

    정답입니다.
  • oldman 2008/08/19 13:50 # 답글

    이 작품도 현재 상영하는 다찌마와리가 DVD로 나오면 서플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랬으면 더욱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지요.

    다시보니 정말 주옥같은 명대사가 흐르는 작품이네요 ~ ^^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5 #

    이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서플로 삽입되있다고 합니다. ^^
    정말 명대사가 인상깊었죠.
  • kykisk 2008/08/19 14:51 # 답글

    지금개봉한걸 보러갈까 생각중이긴한데 친구중에 관심있는놈이없어서..OTL..
  • 알트아이젠 2008/08/19 16:05 #

    쾌남은 혼자서도 극장에 가는법니다.(...)
  • Karl 2008/08/19 22:24 # 답글

    오! 쾌남!

    이틀 전에 다시 봤는데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 알트아이젠 2008/08/20 07:22 #

    8년이 지난 요즘에 봐도 변함없는 재미!
  • eternium 2008/08/20 22:43 # 답글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아이고,집안일.
  • 알트아이젠 2008/08/21 07:58 #

    짬을 내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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