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는 JPL(일본판에서는 SML)의 요원인 암호명 '깜찍이'가 악의 조직 돼지발굽에서 세계를 혼란시킬 바이러스가 담긴 디스크를 탈취하는 과정에서 짱구와 그 친구들 - 떡잎마을 방범대가 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짱구 가족과 JPL의 요원인 암호명 '덩치'와 같이 돼지발굽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과 이야기의 전개를 얼추 보면 알겠지만 어느정도 첩보물의 룰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 도입을 했는데, 그때문인지 돼지발굽의 기지에 잠입하는것을 시작으로 중반의 공중전 및 후반에 적에게 잡혔지만 그런 시련을 극복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은 007을 비롯한 수많은 첩보물에서 봤던 패턴을 연상케하죠. 첩보물하면 으레 생각나는 총격적이나 격투신 및 중반부에 깜찍이와 짱구(를 비롯한 떡잎마을 방범대)를 구하기위해서 짱구 가족과 덩치가 조종하는 비행기가 돼지발굽의 비행선에 총격을 받을때 선보이는 공중전의 퀄리티가 극장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이번 극장판에서 눈여겨 볼만한 요소가 몇 개 있는데, 중반부에 돼지발굽에게 붙잡힌 깜찍이가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나 이야기의 중심소재가 되는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후반부를 지켜보면, 비록 '동물을 이용한 합성'이나 '부리부리몬'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사용하고 다소 코믹한 연출로 깜찍이에게 자백을 받아내려고하고 세계를 혼란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이버 테러'의 무서움을 거침없이 보여줬기에, 아이들은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울지는 몰라도 어른들이 보기에는 조금은 섬뜩한 느낌도 없지않아있었습니다. 이것말고도 첩보물에서나 볼법한 섹시한 의상을 입은 깜찍이의 모습이나 고문을 비롯하여 돼지발굽들에게 '상당히 많이 맞는' 안쓰러운 모습까지 보여주는등(밟히는 소리까지 리얼합니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서 처음으로 성인을 염두한 요소를 집어넣은모습도 눈에 띄더군요. 그러더보니까 깜찍이가 짱구앞에 처음으로 등장했을때의 모습은 유명한 공포영화 [링]의 패러디인데, 결코 아이들보라고 연출한건 아니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이번 극장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점이라면 아무래도 짱구는 못말려의 심볼 중 하나인 부리부리몬이 (바이러스로)등장한것을 뽑을 수 있겠네요. 액션가면과 건담 로봇과 더불어 짱구를 지켜주는 '영웅'으로 자리매김한 부리부리몬은 비록 '세계를 혼란으로 몰아넣을' 바이러스로 탄생하게 됬고 다소 제멋대로인 성격때문인지 그러한 좋지 않은 목적에도 개의치 않았지만, 부리부리몬이 있는 가상 세계로 뛰어든 짱구의 이야기를 듣고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웅'의 모습을 깨달은 모습은 지금까지 첩보물의 형식을 빌려서 달려온 전반부와는 약간의 갭이 있을지는 몰라도 '가상 공간'이라는 현실과는 유리된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것과 동시에 '악'에서 '영웅'으로 돌아서는 모습에서 감동까지 얻었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의 배경에는 다소 잔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이는 스포일러니 생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것을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고추 크기'를 비교하는(...챔프에서 방영할때는 '배' 크기로 우김) 짱구와 부리부리몬의 모습과, 마지막에 부리부리몬이 보여준 '기적'을 생각하면 약간의 눈물과 더불어 부리부리몬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거침없이 보여주더군요. 국내 더빙판의 부리부리몬역으로 연기파 성우 신용우님이 멋진 연기를 보여줬는데 안타깝게도 일본판에서 부리부리몬역의 시오자와 가네토씨님이 2000년 5월 10일에 돌아가셔서, Tv판에서는 부리부리몬을 사망처리(!)해버렸고 이후의 극장판에서는 이런 부리부리몬을 볼 수 없었다는거죠. 그나마 예전에 소개했던 [부리나케 딱 3분 대진격!]에서는 까메오로 출현했기는했지만, 성우분이 돌아가신관계로 대사가 없었다는게 참으로 안타까울뿐입니다. 처음 봤을때 왜 부리부리몬의 대사가 없었다 싶었죠.
또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 처음으로 '가족애'를 담아냈다고 생각하는데, JPL요원인 덩치까지 엿먹이면서 아들인 짱구가 납치됬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짐을 싸들고 그날밤에 당장 홍콩으로 쳐들어가 끝내는 돼지발굽의 야망을 저지하는데 한 몫을 하며 JPL요원인 덩치와 깜찍이와의 관계등을 생각하면 '가족의 힘'의 본격적으로 무게가 실린 첫번째 극장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외에 부리부리몬의 등장과 가족애때문에 조금은 눈에 덜 띄었지만 떡잎마을 방범대가 처음으로 활약한 극장판이기도 했구요.
전체적으로 흡잡을부분이 없을만큼 잘 만들어졌고 약간의 여운과 감동까지 있었지만 개봉된 시기가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암흑기에 해당되서 그런지, 본편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흥행 수익이 저조했더군요. 개인적으로 개봉시기만 잘 탔어도 상당히 좋은평가를 받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강한 녀석입니다.



덧글
RoyalGuard 2009/02/05 13:10 # 답글
퀄리티는 엄청나던데... 인기는...
알트아이젠 2009/02/05 13:28 #
개봉시기를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암흑기라서 별 수 없었죠. 개인적으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부활과 넘사벽 시리즈로 넘어가기전에 개봉했다면(그러니까 8번째 극장판 [폭풍을 부르는 정글] 상영할때) 지금보다 인기는 더 좋았을겁니다.
tarepapa 2009/02/07 13:49 # 답글
덴오&신오에서도 전설의 이매진[...?]으로 부리부리자에몬이 나오긴 하지만 뭔 말만 할려고 하면 모래가 되서 부스러졌죠...
알트아이젠 2009/02/07 22:08 #
아, 진짜 눈물나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