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리뷰를 안쓰다가 오늘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님의 사망소식을 듣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로 이번주 목요일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봉하게되는 극장판이자 유작 아닌 유작이 되버린 [짱구는 못말려: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을 보러가는것과 동시에 한동안 그만뒀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리뷰도 예전에 챔프에서 봤을때의 기억을 살려서 다시 쓰게 됬습니다.
그리고 이왕 부활한거 현 시점에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중 2대 '넘사벽'으로 뽑히는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일본에서 상영했던 극장판 애니메이션중에서도 다섯손가락안에 뽑고 싶을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하네요.
2001년 - 어떤 의미로 진정한 '새천년'을 맞이할때 일본에서 개봉된 9번째 극장판인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은, 20세기의 향기를 맡고 어린시절로 돌아간 어른들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자신들의 미래를 지키기위해 분투하는 짱구와 그 친구들 -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명작입니다.
일단 저를 포함해서 많은분들이 그렇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후반부는 이따가 설명하고, 일단 초반부의 코믹한 진행도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이번 극장판의 주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20세기 박물관'에서 보여주는 울트라맨이나 마법사 샐리등 소위 '추억'들에 흠뻑빠져 아이들을 내팽게치다시피한 어른들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남 이야기 같지 않았고, 이후 어른들이 20세기의 향기를 맡고 어디론가 사라진후 아이들만 남게 되었을때 보여주는 모습은 본편중에서 다소 재미가 떨어지는 부분이기는 했지만 원작에서 매번 훈이를 삥뜯다가 짱구에게 당하는 녀석이 까메오로 출연하거나 어른들없이 밤을 보내거나 빈 술집에서 어른 흉내내는 짱구와 친구들 - 이하 떡잎마을 방범대의 모습도 나쁘지만은 않더군요. 또한 이야기의 내용상 20세기의 '추억'을 간직한 요소들이 이야기곳곳에 스며들어있는데, 제목부터가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패러디를 비롯하여 이번 극장판의 최종 보스인 켄과 미셀(일본명은 챠코)의 이름과 모습역시 '그 당시에' 일본에서 방영했던 아동 드라마의 제목과 애니메이션등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또한 조직명인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도 카펜터즈님이 1973년에 발표한 싱글엔딩곡에서 따온것이고, 본편의 엔딩곡이나 삽입된 노래에도 그 시절의 느낌이 절로 나더군요.
그리고 본격적인 빅재미를 선사하는 중반부에는 짱구들의 떡잎마을 방범대와 20세기의 냄새를 맞고 '그때'로 돌아간 짱구 아빠와 엄마를 비롯한 어른들의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특히 추격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떡잎마을 방범대의 유치원 버스를 운전하면서 핸들을 잡을때마다 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팍팍 드러나는것과 동시에(특히 시드깐 훈이의 모습이 압권!) 20세기의 향기를 맡고 '그 시절' 초딩으로 돌아간 어른들과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큰 웃음을 선사해주더군요. 개인적으로 훈이가 핸들을 잡고 시드깐 모습말고도 흰둥이에게 운전을 맡기고 버스 위에서 켄의 차에 오줌을 누는 짱구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오줌발에 운치있게(?) 걸린 무지개와 본편내내 진지한 모습이었던 켄이 당황하는 모습과의 조화가 지금봐도 매우 웃기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웃기기만해서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넘사벽'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네요. 초반과 중반도 역대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중에서도 손꼽을만큼 재미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번 극장판의 진정한 재미와 감동이 압축된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후반부라고 생각합니다.
-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아무튼 떡잎마을 방범대는 와해되고 이때부터 짱구와 짱아 - 그리고 흰둥이들이 아빠와 엄마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다시 하나가 된 짱구 가족들이 21세기를 되찾기위해 분투하는 후반부는 코믹한 부분보다는 감동적인 요소가 더욱 더 많이 있습니다. 먼저 이번 극장판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인 '신형만의 추억'은 인터넷상에 너무나도 많은분들이 봤기에 사실상 스포일러라고 말하기에도 조금은 애매한감이 없지않아있지만, 20세기의 '정겨운' 냄새에 홀려 어린아이로 돌아갔던 신형만이 21세기의 -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구린' 발냄새로 정신을 차리는 과정에서 보여준 '신형만의 추억'은 여러모로 생각할 부분이 많은 장면이라고 생각하네요. 어렸을때는 그저 아버지(짱구 할아버지)의 등만 바라보고 성장했던 신형만이 가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단순히 정겨운 냄새만 가득했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더운날에 땀도 흘리고 이제는 되돌이킬 수 없는(...) 발냄새를 가지게 될 정도로 힘든 현실이 있지만 그러한 현실속에서도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었기때문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신형만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찡하게 날 정도로 감동이 몰려오더군요. 어떤 의미로 뻔한 '추억'과 '가족'이라는 요소를 이렇게 감동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것도 이 극장판만의 포인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신형만이 원래모습으로 돌아올때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모습은 그러한 감동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달랑 두번뿐이라해도 이번 극장판에서는 신형만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주인공 짱구의 행동못지않게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이후에 멀쩡해진 상태에서 20세기의 정겨운 냄새를 그대로 간직한 노을빛 마을을 지나면서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리면서 "이놈의 거리는 왜 이렇게 정겨운 냄새가 나는거야!"하고 오열하면서 발냄새를 맡는 장면이 있는데, 매번 정겨운 냄새를 맡을때마다 구두를 들이댈때 느끼는 코믹함보다는 힘든 현실을 생각하면 평생을 추억속에서 정겹게 살고 싶어도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추억속의 정겨운 냄새가 더 그립게만 느껴지는 지금의 아버지들과 하나도 다를바없는 모습을 투영하는게 아니라서 보는내내 슬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어느분 말씀대로 '추억도 때로는 잔인한 무기가 된다'라는 말이 딱 맞을정도라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지독한 자신의 발냄새를 떠안고 가족과 같이 미래를 지키기위해 눈물을 흘리는 신형만의 모습은 어떤 의미로 이번 극장판의 진 주인공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실제로 이번 극장판만큼 신형만이 몸을 던져 활약하는 극장판도 없었고, 앞에서 얘기했던 눈물과 발냄새뿐만 아니라 온 몸을 던져서 켄에게 내던진 "내 인생은 시시하지 않아!"는 지금까지 신형만의 삶을 함축한 명대사라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이러한 신형만의 투혼못지않게 짱구 가족들의 투혼도 만만치않았는데, 다소 텐션이 떨어진감이 없지않아있었지만 20세기의 향기의 근원지인 20세기 탑에서 펼쳐지는 고공혈투는 나름 재미있었고 이후에 신형만을 비롯하여 짱구 가족 전원이 특별한 힘없이 그저 맨몸으로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들을 막아내고 이틈을 타서 짱구가 20세기 탑의 정상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은 후반부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더군요. 이때 흘러나오는 BGM인 [21세기를 손에 넣어라]의 웅장하고 비장한 느낌과 올라가는 과정에서 이리 넘어지고 저리 깨져 코피 흘리는 짱구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분명히 '치고박는' 전투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박력과 짱구(와 가족들)의 힘이 넘쳐나는 인상적인 장면이더군요. 이러한 짱구들의 투혼은 단순히 보는이에게 감동을 주는것뿐만 아니라, 본편에서도 20세기 타워내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지금까지 20세기의 향기에 포로가 된 사람들을 원상태로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로도 효과적으로 사용됬습니다. 여담이지만 후반부의 주요 무대가 된 20세기의 탑의 색깔이 노을빛 마을의 정겨운 노을 색깔과 비슷한데, 짱구들이 미래를 되찾기위해 20세기 타워의 최정상으로 향할수록 더러워지는 옷과 파란 하늘이 유난히 눈에 띄는것도 앞에서 얘기한 '냄새'와 더불어 이번 극장판에서 효과적으로 써먹은 장치가 아닌가 생각하네요.
결국은 짱구와 가족들의 힘에 패배했지만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의 켄과 미셀은 지금까지 나왔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의 적들가운데에 가장 선악이 모호한 존재이자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독특한 캐릭터로 남게 됬더군요. 비록 세계를 20세기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을 떼어낸것은 악당틱하지만, 적어도 세계를 20세기로 되돌리려는 이유로 든 21세기의 타락함에도 상당히 공감이 갔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후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만큼은 상당히 괜찮았다고 보네요. 어떤 의미로 켄과 미셀은 20세기와 21세기를 동시에 보낸 어른들이 마음속으로 내심 바라는 '또 하나의 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 정도입니다.
제 경우에는 챔프(그리고 채널 CGV)에서 방영해줄때 봤는데 20세기 박물관이 '대전 엑스포'로 바뀌는등 의외로 현지화가 심하게된 축에 속하고 막판에 전력질주하는 짱구의 대사인 "くっそ!"를 "포기할 수 없어!"로 바꾸는등 번역이 조금은 잘못된 부분은 있지만, 예전부터 원판못지않게 뛰어난 더빙을 자랑했던 [짱구는 못말려]였기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8번째 극장판인 [짱구는 못말려: 폭풍을 부르는 정글]에서 방정맞은 파라다이스 킹을 연기했던 성완경님이, 이번에는 180도 다른 성격의 진지한 캐릭터인 켄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모습이 상당히 눈에 띄더군요.그나저나 이것도 DVD를 사야하는데 말입니다.
중간에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100% 장점만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나왔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중가운데 가장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녀석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도 챔프에서는 극장판을 재탕 삼탕 방영하고 있으니 혹시나 못보신 분이나 한번만 보셨다면 방영시간을 확인하시고 (다시 한 번)보셨으면하는 바람이네요. 굳이 '짱구는 못말려'를 떼어내고봐도 충분히 감동적인 명품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한 번 보고나면 일본에서 상영할때 아이들과 같이 손잡고 간 어른들이 되려 눈물을 훔치고 극장밖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결코 헛말이 아니라고 느끼실거라고 보네요.
그리고 이왕 부활한거 현 시점에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중 2대 '넘사벽'으로 뽑히는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일본에서 상영했던 극장판 애니메이션중에서도 다섯손가락안에 뽑고 싶을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하네요.

일단 저를 포함해서 많은분들이 그렇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후반부는 이따가 설명하고, 일단 초반부의 코믹한 진행도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이번 극장판의 주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20세기 박물관'에서 보여주는 울트라맨이나 마법사 샐리등 소위 '추억'들에 흠뻑빠져 아이들을 내팽게치다시피한 어른들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남 이야기 같지 않았고, 이후 어른들이 20세기의 향기를 맡고 어디론가 사라진후 아이들만 남게 되었을때 보여주는 모습은 본편중에서 다소 재미가 떨어지는 부분이기는 했지만 원작에서 매번 훈이를 삥뜯다가 짱구에게 당하는 녀석이 까메오로 출연하거나 어른들없이 밤을 보내거나 빈 술집에서 어른 흉내내는 짱구와 친구들 - 이하 떡잎마을 방범대의 모습도 나쁘지만은 않더군요. 또한 이야기의 내용상 20세기의 '추억'을 간직한 요소들이 이야기곳곳에 스며들어있는데, 제목부터가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패러디를 비롯하여 이번 극장판의 최종 보스인 켄과 미셀(일본명은 챠코)의 이름과 모습역시 '그 당시에' 일본에서 방영했던 아동 드라마의 제목과 애니메이션등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또한 조직명인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도 카펜터즈님이 1973년에 발표한 싱글엔딩곡에서 따온것이고, 본편의 엔딩곡이나 삽입된 노래에도 그 시절의 느낌이 절로 나더군요.
그리고 본격적인 빅재미를 선사하는 중반부에는 짱구들의 떡잎마을 방범대와 20세기의 냄새를 맞고 '그때'로 돌아간 짱구 아빠와 엄마를 비롯한 어른들의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특히 추격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떡잎마을 방범대의 유치원 버스를 운전하면서 핸들을 잡을때마다 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팍팍 드러나는것과 동시에(특히 시드깐 훈이의 모습이 압권!) 20세기의 향기를 맡고 '그 시절' 초딩으로 돌아간 어른들과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큰 웃음을 선사해주더군요. 개인적으로 훈이가 핸들을 잡고 시드깐 모습말고도 흰둥이에게 운전을 맡기고 버스 위에서 켄의 차에 오줌을 누는 짱구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오줌발에 운치있게(?) 걸린 무지개와 본편내내 진지한 모습이었던 켄이 당황하는 모습과의 조화가 지금봐도 매우 웃기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웃기기만해서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넘사벽'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네요. 초반과 중반도 역대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중에서도 손꼽을만큼 재미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번 극장판의 진정한 재미와 감동이 압축된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후반부라고 생각합니다.
-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아무튼 떡잎마을 방범대는 와해되고 이때부터 짱구와 짱아 - 그리고 흰둥이들이 아빠와 엄마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다시 하나가 된 짱구 가족들이 21세기를 되찾기위해 분투하는 후반부는 코믹한 부분보다는 감동적인 요소가 더욱 더 많이 있습니다. 먼저 이번 극장판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인 '신형만의 추억'은 인터넷상에 너무나도 많은분들이 봤기에 사실상 스포일러라고 말하기에도 조금은 애매한감이 없지않아있지만, 20세기의 '정겨운' 냄새에 홀려 어린아이로 돌아갔던 신형만이 21세기의 -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구린' 발냄새로 정신을 차리는 과정에서 보여준 '신형만의 추억'은 여러모로 생각할 부분이 많은 장면이라고 생각하네요. 어렸을때는 그저 아버지(짱구 할아버지)의 등만 바라보고 성장했던 신형만이 가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단순히 정겨운 냄새만 가득했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더운날에 땀도 흘리고 이제는 되돌이킬 수 없는(...) 발냄새를 가지게 될 정도로 힘든 현실이 있지만 그러한 현실속에서도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었기때문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신형만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찡하게 날 정도로 감동이 몰려오더군요. 어떤 의미로 뻔한 '추억'과 '가족'이라는 요소를 이렇게 감동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것도 이 극장판만의 포인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신형만이 원래모습으로 돌아올때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모습은 그러한 감동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달랑 두번뿐이라해도 이번 극장판에서는 신형만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주인공 짱구의 행동못지않게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이후에 멀쩡해진 상태에서 20세기의 정겨운 냄새를 그대로 간직한 노을빛 마을을 지나면서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리면서 "이놈의 거리는 왜 이렇게 정겨운 냄새가 나는거야!"하고 오열하면서 발냄새를 맡는 장면이 있는데, 매번 정겨운 냄새를 맡을때마다 구두를 들이댈때 느끼는 코믹함보다는 힘든 현실을 생각하면 평생을 추억속에서 정겹게 살고 싶어도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추억속의 정겨운 냄새가 더 그립게만 느껴지는 지금의 아버지들과 하나도 다를바없는 모습을 투영하는게 아니라서 보는내내 슬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어느분 말씀대로 '추억도 때로는 잔인한 무기가 된다'라는 말이 딱 맞을정도라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지독한 자신의 발냄새를 떠안고 가족과 같이 미래를 지키기위해 눈물을 흘리는 신형만의 모습은 어떤 의미로 이번 극장판의 진 주인공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실제로 이번 극장판만큼 신형만이 몸을 던져 활약하는 극장판도 없었고, 앞에서 얘기했던 눈물과 발냄새뿐만 아니라 온 몸을 던져서 켄에게 내던진 "내 인생은 시시하지 않아!"는 지금까지 신형만의 삶을 함축한 명대사라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이러한 신형만의 투혼못지않게 짱구 가족들의 투혼도 만만치않았는데, 다소 텐션이 떨어진감이 없지않아있었지만 20세기의 향기의 근원지인 20세기 탑에서 펼쳐지는 고공혈투는 나름 재미있었고 이후에 신형만을 비롯하여 짱구 가족 전원이 특별한 힘없이 그저 맨몸으로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들을 막아내고 이틈을 타서 짱구가 20세기 탑의 정상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은 후반부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더군요. 이때 흘러나오는 BGM인 [21세기를 손에 넣어라]의 웅장하고 비장한 느낌과 올라가는 과정에서 이리 넘어지고 저리 깨져 코피 흘리는 짱구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분명히 '치고박는' 전투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박력과 짱구(와 가족들)의 힘이 넘쳐나는 인상적인 장면이더군요. 이러한 짱구들의 투혼은 단순히 보는이에게 감동을 주는것뿐만 아니라, 본편에서도 20세기 타워내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지금까지 20세기의 향기에 포로가 된 사람들을 원상태로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로도 효과적으로 사용됬습니다. 여담이지만 후반부의 주요 무대가 된 20세기의 탑의 색깔이 노을빛 마을의 정겨운 노을 색깔과 비슷한데, 짱구들이 미래를 되찾기위해 20세기 타워의 최정상으로 향할수록 더러워지는 옷과 파란 하늘이 유난히 눈에 띄는것도 앞에서 얘기한 '냄새'와 더불어 이번 극장판에서 효과적으로 써먹은 장치가 아닌가 생각하네요.
결국은 짱구와 가족들의 힘에 패배했지만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의 켄과 미셀은 지금까지 나왔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의 적들가운데에 가장 선악이 모호한 존재이자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독특한 캐릭터로 남게 됬더군요. 비록 세계를 20세기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을 떼어낸것은 악당틱하지만, 적어도 세계를 20세기로 되돌리려는 이유로 든 21세기의 타락함에도 상당히 공감이 갔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후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만큼은 상당히 괜찮았다고 보네요. 어떤 의미로 켄과 미셀은 20세기와 21세기를 동시에 보낸 어른들이 마음속으로 내심 바라는 '또 하나의 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 정도입니다.
제 경우에는 챔프(그리고 채널 CGV)에서 방영해줄때 봤는데 20세기 박물관이 '대전 엑스포'로 바뀌는등 의외로 현지화가 심하게된 축에 속하고 막판에 전력질주하는 짱구의 대사인 "くっそ!"를 "포기할 수 없어!"로 바꾸는등 번역이 조금은 잘못된 부분은 있지만, 예전부터 원판못지않게 뛰어난 더빙을 자랑했던 [짱구는 못말려]였기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8번째 극장판인 [짱구는 못말려: 폭풍을 부르는 정글]에서 방정맞은 파라다이스 킹을 연기했던 성완경님이, 이번에는 180도 다른 성격의 진지한 캐릭터인 켄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모습이 상당히 눈에 띄더군요.
중간에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100% 장점만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나왔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중가운데 가장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녀석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도 챔프에서는 극장판을 재탕 삼탕 방영하고 있으니 혹시나 못보신 분이나 한번만 보셨다면 방영시간을 확인하시고 (다시 한 번)보셨으면하는 바람이네요. 굳이 '짱구는 못말려'를 떼어내고봐도 충분히 감동적인 명품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한 번 보고나면 일본에서 상영할때 아이들과 같이 손잡고 간 어른들이 되려 눈물을 훔치고 극장밖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결코 헛말이 아니라고 느끼실거라고 보네요.



덧글
찌루박 2009/09/22 16:07 # 답글
저이거 DVD있음...
알트아이젠 2009/09/22 16:08 #
저도 이거 사야하는데 말입니다.(녹화해둔 테이프가 어디로 날아가버림)
zerose 2009/09/22 16:14 # 답글
정말로 멋진 작품이었죠.원작자분의 명복을 빕니다.
알트아이젠 2009/09/22 16:43 #
정말 말이 필요없는 명작입니다.그리고 저 역시 원작자분의 명복을 빕니다.
kykisk 2009/09/22 16:46 # 답글
이작품은 보신분들마다 꼭한번 보라고하시더군요...짱구아빠의 그장면은 작품을 아직보지못한저도 찡~했습니다..
알트아이젠 2009/09/22 21:00 #
그 장면도 멋지긴한데 너무 많이봐서 조금은 식상해졌습니다. 그래도 힘들때마다 보면 절로 가슴이 찡해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죠.
북두의사나이 2009/09/22 16:54 # 답글
진짜 후반 짱구의 질주 신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죠.우스이씨의 명복을 빕니다.
알트아이젠 2009/09/22 21:01 #
의외로 많은분들이 캐치하지 못한 명장면이기도하죠.
템 2009/09/22 22:03 # 답글
역시 어른제국의 역습은 짱구 극장판 중에서도 개념이죠.저도 아주 좋아하는 극장판입니다. 짱구아빠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때 어찌나 찡하던지..
저도 "내 인생은 시시하지 않아!!"와 "이곳은 왜 이렇게 그리운 거야!!"라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좋아하던 과거에서 힘든 미래로 갈 수 밖에 없는 어른들의 역활이랄까요.
알트아이젠 2009/09/22 22:03 #
어떤 의미로 이번 극장판의 진 주인공은 짱구 아빠 신형만씨였죠.
jazz9207 2009/09/23 00:26 # 답글
어른제국은 정말 명작이지만취향탓인지 전 전국대합전 볼때 더 찡해졌습니다
아마 어른제국은 네타를 당할대로 당한뒤에 본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알트아이젠 2009/09/23 08:27 #
두 극장판 모두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넘사벽이죠.다만 전국대합전은 보다 많은 계층에게 공감을 주기에는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특성때문인지는 몰라도 짱구는 못말려답지않게 좀 하드한감이 없지않아있었죠.
북두의사나이 2009/09/23 03:03 # 답글
저 명장면들 외에 개인적으로 고생고생해서 올라온 짱구에게 '왜 그렇게 열심인거냐?(기억이 잘안나지만...가물가물)라는 식으로 물어본 켄에게 '가족과 함께 있고 싶으니까'라고 짱구가 대답하는 장면과,모든 것이 끝나고 자살하려는 두 사람에게 '비겁해요!'라고 짱구가 외치는 장면(물론 그 다음에 '나빼고 번지점프 할려는거죠?'라고 하지만),그리고 그 후의 '번지점프 안해요?''응 그만두기로 했어.'라는 문답도 왠지 기억에 남습니다.
알트아이젠 2009/09/23 08:28 #
생각해보니 모든 사건이 끝난후에 짱구들과 켄 & 미셀과의 대화도 나름 의미심장했죠.
天照帝 2009/09/23 18:08 #
...사실 그거 원판에선 번지점프 안해요가 아니고 '쪼그라들었어?' 였던 게 또. -ㅂ-;(더빙판은 애가 너무 얌전해졌다니까요)
알트아이젠 2009/09/23 21:47 #
번역도 그렇고 성우분 연기도 조금은 부족한면이 있었죠. 그래도 발냄새때문에 원상태로 돌아올때 원판과는 달리 말없이 흐느끼는 오세홍님의 짱구 아빠 연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참지네 2009/09/23 12:39 # 답글
최고였죠.이 극장판보고 저도 눈물이 나더군요. 동생하고 아버지도 좋아하시고요..........
공감하는 것이라면 추억은 점점 기억 저편이자 하늘로 올라가더군요...........
아, 추억이 그립다..........
알트아이젠 2009/09/23 14:53 #
추억은 그립고 아름답지만 한편으로 눈물나고 잔인한것이라는걸 알려주죠.
天照帝 2009/09/23 18:07 # 답글
원판 얘기지만, 마지막에 히로시가 신노스케에게 '너, 굉장한데!' 라고 한 건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대사가 아니라 남자 대 남자,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경의를 담아서 연기한 대사라고 후지와라 케이지 씨가 그랬다는군요.
알트아이젠 2009/09/23 21:49 #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짱구짱아 2009/10/10 22:02 # 삭제 답글
저도 짱구아빠가 발냄새를 맏으며 옛날추억을 떠올릴때 글썽글썽했답니다...아이에서,한가족의,부인의남편으로서,가장으로써..
알트아이젠 2009/10/11 08:00 #
아버지의 인생과 버금가는 신형만의 인생이죠.
으항항 2009/10/17 13:51 # 삭제 답글
저도 jazz9207 말씀처럼 전국대합전이 조금 더 감동이였어요 더 높게 평가하구요짱구는 5~7세가 주 타켓층인 유아용 만화이기 때문에
어른제국의 역습은 어린애들한테는 조금 재미없게 다가올 수도 있었다고봅니다ㅎㅎ
그래도 작품성 하나는 인정해줘야죠ㅎㅎ
개인적으로 아쉬운게 이 극장판이 당시 우리나라로 수입이 됐었더라면..
지금 짱구의 이미지는 크게 달라졌을텐데요.. 우리나라도 대전엑스포가 있기에 왜색이 짙진 않은데ㅠㅜ
당시 포켓몬스터도 극장판이 유입되고 있던시기라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아무튼 9기는 정말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