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이라부 시리즈: 인 더 풀, 공중그네, 면장선거 [04] 읽은 책

조만간 일본에서 [공중그네]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는데, 이참에 정신과의사 이라부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합니다. 그나저나 분명히 [인 더 풀]이 일본에서 먼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공중그네]보다 늦게 소개되어 '2탄'이라고 광고하는거보면 조금 웃음이 나오네요.
이야기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남들에게 말못할 - 아니면 이미 다른이들도 알만큼 (제법)심각하고도 황당한 병을 가진 사람들이 정신과의사 이라부를 찾아가고, 이러한 환자들에게 이라부는 육감적인 간호사 마유미와같이 주사부터 들이대며 그만의 황당한 치료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학소설(?)이라고 할 수 있죠.

시리즈의 1탄이라고 할 수 있는 [인 더 풀]과 2탄이자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공중그네]에서는 사회의 각 분야에서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환자라면(서평을 보니 [공중그네]의 환자들이 좀 더 전문직 종사자들에 비중을 맞췄다고하지만 큰 차이는 없더군요) 3탄인 [면장선거]의 경우에는 실제 일본에서 '거물급' 인사들을 모티브로 한 환자들이 등장하고 '면장선거'와같은 환자의 스케일이 커지는면이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패턴은 세권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라부 이치로는 만화에서나 튀어나올법한 상당히 과장된 캐릭터입니다. 살이 뒤룩뒤룩찌고 그 몸집에 걸맞게 먹는것에는 사족을 못쓰며 주사 페티즘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의사'라는 직업과 '사회인'이 가져야 할 모든 상식과는 담을 쌓은듯한 막 나가는 - 그야말로 본능에 충실한 인물인데, 재미있게도 한눈에 봐도 비호감인 이라부가 자신의 유별난 행동을 바탕으로 환자의 병을 치료한다는겁니다. 그 치료과정을 보자면 때로는 '평범한' 의사처럼 예리한 의학지식을 환자에게 넌지시 던지면서 환자 스스로 병의 원인을 깨닫게하고, 어쩔때는 환자의 사정과는 무관하게 멋대로 이라부 마음대로 날뛰고 거기에 휘말리는 과정에서 환자의 병이 저절로 치유되는데...그 과정이 보는내내 손을 놓을 수 없을만큼 재미있기도하면서도, 때로는 이 책을 보는 내 자신이 너무 사회의 지위나 상식에 얽매인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살포시 들어 이라부의 행동과 그로 인해서 환자의 병이 낫는 모습이 마치 제 자신의 마음 한구석에 있는 체증이나 씻어내는듯한 대리만족의 효과를 주더군요. 다만 대리만족과는 별개로 [공중그네]부터 이라부의 과거나 뒷배경이 서서히 공개될때부터, 왠지 모르게 패배감과 부러움이 동시에 밀려오는걸 느끼고 조금은 우울했습니다.(눈물)

그리고 이라부못지않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육감적인 몸매의 간호사 마유미역시 상당히 눈에 띄는 캐릭터인데, 매번 자신의 몸매를 거침없이 보여주는 행동을 환자들에게 선보이면서도 조금이라도 자신의 기분을 거스리면 환자(심지어 이라부까지)에게 핀잔을 날리는 모습역시 이라부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항상 기분나쁜상태에서 이라부와 같이 일하는 간호사였는줄 알았는데 [공중그네]에서 환자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썼던 장편소설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거나 [면장선거]에서 간호사라는 직업과는 별개로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는등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처음과는 다른 그녀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보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몸매나 시니컬한 태도도 매력적이지만 말입니다.

조금은 아쉬운점이라면 몇몇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환자가 '치료됬다'는 느낌이 안들정도로 다소 두리뭉실하게 결말을 맺었다는건데, 소설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파먹을정도의 큰 문제점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읽는내내 재미있더군요. 여담이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있었는지 이번에 하는 애니메이션화말고도 이미 Tv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같은 시리즈인 [인 더 풀]의 경우에는 영화로도 상영까지 했는데(국내에서는 연극공연도 했음) 과연 애니메이션은 원작과 드라마 & 영화와는 어떤 다른점을 보여줄지도 사뭇 궁금해집니다. 12화나 13화정도의 1쿨 분량이라는데 [공중그네]에 수록된 5개의 에피소드만으로 애니를 만들건지 아니면 [인 더 풀]이나 [면장선거]의 에피소드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지도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구요.

마음 한구석에 꿍~하거나 혹은 가슴앓이를 하신분들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또한 혹시나 이번에 애니메이션을 통해 처음으로 이라부와 마유미를 만나려는 분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네요.

덧글

  • Uglycat 2009/09/23 09:48 #

    공중그네가 원작이 따로 있었군요...
  • 알트아이젠 2009/09/23 09:50 #

    예, 원작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 미르누리 2009/09/23 09:50 #

    이번에 뭐 야구장 간 이야긴가 나온거 같더군요
  • 알트아이젠 2009/09/23 09:52 #

    헛, 4탄이 나온건가요?!
  • 미르누리 2009/09/23 10:19 #

    아 자세히 보니 시리즈는 아닌거 같고 그냥 오쿠다씨 신작인듯 하네요 http://www.yes24.com/24/goods/3528658
  • 알트아이젠 2009/09/23 11:18 #

    오, 시리즈와는 관계없이 읽어봐야겠습니다.
  • 밀피 2009/09/23 10:39 #

    도대체 어떤 애니메이션이 되는지 모르지만 캐릭터 디자인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대되네요.
  • 알트아이젠 2009/09/23 11:18 #

    저도 어떤 스타일의 애니로 나올지 사뭇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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