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 [14] 짧은 애니메이션

작년 10월경에 지금 소개할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가 2009년 9월에 개봉하는것을 목표로 실사영화로 리메이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게 엇그저께 같은데, 벌써 1년 가까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번달 5일에 [발라드: 이름없는 사랑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개봉해서 좋은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기쁜소식이 나온지 얼마안되어 원작자 우스이 요시오님의 사망이라는 비보를 접해들어서 뭔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어제에 있어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중 2대 '넘사벽'중 나머지 하나인 [짱구는 못말려: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볼까합니다.
3번째 극장판인 [흑부리 마왕의 야망]처럼 짱구네 가족이 전국 시대로 타임슬립을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타임 패트롤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간과 역사를 뒤흔드는 악당을 뒤쫓는 [흑부리 마왕의 야망]과는 달리 전국 시대 자체에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져있고 제목의 '장엄한'과 더불어 피비린내 가득한 전란이 끊이지 않는 전국 시대가 이야기의 무대라서 다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들에 비해 진지한 분위기입니다.

일부 시리즈릴 제외하면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매번 최첨단 기술이나 마법과 같은 환상적인 소재로 웃음과 감동을 선보이지만, 이곳에 한해서는 창칼소리와 조총으로 인한 화약 냄새가 가득한 전쟁이 펼쳐지며, 피가 튀지는 잔인한 연출등은 보이지 않지만 전쟁으로 인하여 사람이 죽는 장면이 심심치않게 나와 어떤 의미에서 짱구는 못말려를 주로 시청하는 저연령층에게는 조금은 부담스러운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여기에 이번 극장판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비룡(일본명: 마타베)과 연 아가씨(렌 공주)사이의 신분차이로 인한 갈등이나 정략결혼등 사극에서나 볼법한 이야기는 전쟁과 더불어 다른 극장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게감을 더해주죠.

이처럼 짱구답지않은(?) 무거운 이야기속에 '미래에서' 온 짱구는 특유의 엉뚱함과 천진난만한 행동으로 두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맡게 되는데, 비룡의 경우에는 이러한 짱구에게 여지없이 휘말리며 전장터에서 '괴물'이라는 별명은 눈씻고 찾아볼 수 없을정도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같은 남자인 짱구와의 나이와 시대를 뛰어넘은 '무사도' 정신을 나누는 진지한 장면모두 눈에 띄었고, 연 아가씨의 경우에는 짱구의 모습을 통해서 그 당시의 '공주님'의 지녔을법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비룡에게 다가가려고하고 정략결혼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는등의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애초에 짱구가 타임슬립한것도 연 아가씨의 간절한 마음때문에 가능한걸로 묘사되었기에 첫 등장부터 애초에 기존의 전국시대 공주들과는 다른 성격을 지녔을거라고 생각했고, 여하튼 짱구의 노력때문에 비룡과 연 아가씨의 관계는 더욱 더 애절하게 다가오고 이것이 이번 극장판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 다소 '슬픈 엔딩'에 힘을 실어줬다고 생각하네요.

그렇다고 짱구는 못말려 본연의 개그를 없앤건 아니라서 중반부에 현대에 사는 짱구를 비롯한 가족들과 과거의 전국 시대의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빚어지는 해프닝이나, 현대에 사는 짱구들 친구들 - 떡잎마을 방범대들의 선조들의 전국시대에 짱구와 같은 나이로 등장하여 현대의 떡잎마을 방범대 맴버들과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짱구앞에 나타났다가 우연한 기회에 짱구를 통해서 현대의 후손들처럼 성격이 개조되는(...) 장면도 상당히 볼만했는데 재미난것은 맹구만 유일하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으로 나온다는거죠. 그러더보니 아직까지 맹구 가족에 대한 묘사도 원작이나 애니메이션에서도 없는걸로 아는데...이외에도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한 당시 전국시대의 고증이 제대로 된 대규모의 전투신이나 디테일한 부분도 이번 극장판에서 유감없이 선보이기에, 이것또한 이번 극장판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재미라고 봅니다.

하지만 [어른제국의 역습]때도 그랬듯이 이것으로는 넘사벽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부족합니다. 물론 전체적인 진중한 분위기속에 짱구는 못말려 특유의 유머가 조화를 이룬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지만, 이번 극장판이 넘사벽으로 남을 수 있었던것은 짱구는 못말려답지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여운이 깊은 결말이 존재했기에 가능했죠.
- [짱구는 못말려: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사실 이번 극장판은 중반부부터 '새드 엔딩'이 될거라고 은연중에 암시를 합니다. 아들내미 짱구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는 증거를 잡은 짱구 가족들이 도서관에 있는 옛 문헌을 통해 짱구가 날아간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는데, 그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을 안하지만 전국시대에서 짱구와 재회한후 짱구가족들이 필사적으로 원래시대로 돌아가려고하는모습과 마지막 결전을 애써 외면하려는모습에서 '더 이상 과거에 관여하면 슬픈 역사가 완성된다'라는것을알고 짱구와 비룡 & 연 아가씨 - 그리고 떡잎성 사람들을 배려하려는 모습이 살짝 비춰졌죠. 하지만 짱구의 설득과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지냈던 떡잎성 사람들과의 정때문에 핸들을 돌려 전장으로 향해 비룡과 더불어 전쟁을 승리로 이끕니다. 이 과정에서 칼을 엉덩이와 맨손으로 받아내는 짱구 & 봉미선이나 적진 한가운데를 자동차로 돌진해서 "저리비켜! 여기에 치이면 보험금 땡전 한 푼 없다!"라고 외치는 신형만의 모습이 웃기기는했지만, 그런 장면과는 별개로 짱구 가족들의 활약으로 인하여 결국에는 예정된 역사를 완성하여 비룡이 죽고마는 비극적인 전개로 치닫게 되죠.

처음에는 '굳이 이런식의 비극적인 결말을 집어넣었어야만하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서 원래의 역사대로라면 '훨씬 더 일찍 죽어야하는' 비룡이 타임슬립한 짱구덕분에 잠시나마 더 연 아가씨 옆에서 더 살게 되었고 결국에는 떡잎성을 지키게 되었다는 결과적으로 '역사를 바꾼' 반전이 별다른 스토리의 무리없이 자연스럽게 이번 극장판을 결말을 마무리짓게 되더군요. 비록 비룡은 죽고 연 아가씨는 혼자 남게 됬다는 슬픈 결말을 맺었지만, 그때문에 짱구와 그의 가족들이 전국시대에 타임슬립하게 된 이유가 다시 한 번 강조되고 비룡의 죽음으로 그 누구에게도 속박되지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 연 아가씨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그 어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엔딩보다 여운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그때문에 다소 저연령층이 다가가기 어려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넘사벽 중 하나로 불리면서 사랑받았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역시나 챔프나 채널 CGV를 통해서 방영되었는데 극장판의 배경상 전국시대가 '조선시대'로 바뀌는등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현지화가 이루어져 보는내내 조금은 불편했던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극장판의 주인공인 비룡과 연 아가씨를 연기한 홍시호님과 이용신님의 열연때문에 다른 극장판들처럼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그나저나 실사 극장판에서는 초난강님과 아라가키 유이님이 나온다는데, 예고편보니까 정말로 보고 싶다는 느낌이 팍팍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국내개봉해줬으면하는 바람이 강한데...

한마디로 이번 극장판은 모든 연령층을 모두 사랑받는 [어른제국의 역습]보다는 다소 한정된 연령층만 받아들일 수 있는 - 다소 짱구는 못말려답지않는 진지한 이야기지만, 그러한 진지한 이야기속에 짱구는 못말려 특유의 유머도 적절하게 조합하여 [짱구는 못말려]라는 정체성을 잃지않으면서도 지금까지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고연령층의 이야기를 적절한 복선과 반전을 이용하여 훌륭하게 만든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00% 신뢰하는건 아니지만 2009년 9월 23일 기준으로 네이버 평점에서도 역대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것도 납득이 간다고 보네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하자면 이번 극장판을 끝으로 하라 케이이치 감독님은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개인적으로 이후 나온 극장판들이 두 '넘사벽' 극장판을 뛰어넘지 못한 수작과 범작이 대부분이라는것을보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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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ykisk 2009/09/23 16:57 #

    음..개인적으로는 전국시대배경을 방영하려면 아예 그냥 내보내거나
    아니면 애시당초 방영을안하거나 둘중하나였으면좋겠습니다..
    억지로저러면 더 보기싫으니..
  • 알트아이젠 2009/09/23 17:00 #

    그래도 내용 자체가 워낙 좋아서 보다보니 잊혀졌습니다. 이 글도 챔프판의 명칭을 기준으로 했구요. 참고로 원제는 [태풍을 부르는 앗파레! 전국대합전!]입니다.
  • Skibbe 2009/09/23 21:55 #

    마지막에 아저씨 크리에서 진짜 울뻔했습니다.

    ....전체이용가에서 이런 새드 엔딩을 만들어버리다니ㅠ...덕분에 앵간한 영화들이 잘 끝나갈때마다...저러다 어처구니 없이 날아온 총알에 주연급 배우가 사망해서 죽어버리는거 아닌가 하는 망상을 많이 하게됐죠..
  • 알트아이젠 2009/09/24 09:56 #

    처음봤을때는 정말로 충격 그 자체죠. 저연령층 애니에서는 볼 수 없는 새드엔딩이라니!
  • 블루드림 2009/09/23 23:05 #

    이거 고증이 장난이 아니라고 하죠.
    왠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낫다고 호평이 자자합니다^^
  • 알트아이젠 2009/09/24 09:28 #

    얼음집내에 고증과 관련된 글이 있더군요.
  • 류기 2009/09/24 00:55 #

    http://opencast.naver.com/AA532
    네이버 애니메이션 오픈캐스트에서 이포스트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픈캐스트 서비스는 구독자와 네이버자체시스템에서 랜덤적으로 뽑아서
    제가 보내는 정보를 직접링크방식으로 받아보는 네이버의 오픈서비스 입니다.
    직접링크로 전송되기 때문에 다른곳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이페이지로 오게되기
    때문에 스크랩개념이 아닌, 링크를 모아서 발송하는 개념입니다.
    소개되는걸 원치않으시면 답글이나 쪽지로 말씀해주세요 ^^
  • 알트아이젠 2009/09/24 09:27 #

    상관없습니다. ^^;;
  • 란티스 2009/09/24 12:54 #

    저도 더빙판으로 봤을때 끝장면이...그래도 너무나도 감동적인 새드엔딩이라...그래도 짱구의 특유의 유머는...있어서 즐겁게 봤었던 작품입니다.
  • 알트아이젠 2009/09/26 20:34 #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짱구는 못말려 특유의 맛이 잘 살아있는 명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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