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04] 읽은 책

2011년을 맞이해서 예상치못하게 제 취향에 맞는 책을 읽게 됬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대충 경주쯤되는 일본의 교토를 배경으로 천진난만한 '아가씨 = 여자'와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 같은 클럽의 '선배 = 남자'를 중심으로 풋풋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묘함과 판타지스러움이 잘 섞여있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계절마다 벌어진 네가지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름이 나오지 않은 남녀의...정확하게 말하자면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는 여자와 그녀 주변을 얼쩡거리면서 뒤를 쫓아 환심을 사려는 남자의 신비한 체험(남자의 경우에는 개고생도 추가)을 중심으로 그에 걸맞는 기묘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들을 벌이는 사건들이 적절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제 입맛에 착착 맞아들어가더군요.

봄냄새가 나는 밤거리에서 거닐다가 수상한곳까지 흘러가서 술 많이 마시기 대회에 도전하는것을 비롯해서 무더운 여름에 좋아하는 그녀에게 환심을 사기위해 목숨을 걸만큼 위험할정도로 매운 음식에 도전하거나 가을 학교 축제의 단막극에 난입하는등 이 책에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사물에 취하거나 누군가를 짝사랑하거나 이들이라면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에 만화나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수 있는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렵거나 아예 존재할 수 없는 기묘한 인물들과 사건들을 대입시켜 페이지를 넘기면서 단순히 풋풋한 캠퍼스 로맨스를 뒤쫓는것이 아니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이상한 나라를 '두 사람의' 엘리스가 다른 시선으로 엇갈리면서 가는듯한 느낌을 받더군요. 매번 남자와 여자의 시점이 바뀌게되며 이러한 시점의 변경에 따라 서로 다른 사건에 직면하고 나중에가면 같은 사건에 발을 들일때 다른 관점으로 보는것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흡사 '요괴'라는 말밖에 달리 설명할 수 없는 무서운 고리대금업자지만 신비한 힘을 지닌 이백을 비롯해서 자칭 대학생 '텐구'라고 불리는 히구치등 개성있는 인물이 다수 등장하여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적절하게 영향력을 발위하며, 무엇보다도 계절의 흐름에 따라 두 사람도 서로를 의식하게 되며 그에 따른 각 에피소드이 막바지마다 엇갈림끝에 만나게 된 두남녀의 만남이 점점 초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발전하는것도 눈에 띄더군요. 그리고 교토라면 공간적 배경의 특성때문인지 이런 현실성없고 신비하며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져도 별다른 위화감을 안 받는것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튼 단순한 엇갈린 청춘드라마에 신비하고도 기묘한 요소를 골고루 섞어서 만든 재미난 소설이라고 생각하네요. 생각해보니 만화책으로도 나오고 국내에 정발됬다는데, 이 녀석의 평도 상당히 괜찮은편이기에 과연 만화에서는 특유의 분위기를 어떻게 살렸는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작가인 모리미 토미히코님이 최근 일본에서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더욱 더 유명해진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를 썼다는걸 뒤늦게 알고, 가까운 시일내로 접해볼 생각입니다.


덧글

  • OuraMask 2011/01/03 22:02 #

    어제 서점갔다가 제목이 희한해서 좀 훑어본 책이었는데 재미있나 보군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알트아이젠 2011/01/05 11:36 #

    이거 확실히 추천할만하더군요.
  • 산왕 2011/01/03 22:45 #

    꽤 괜찮은 책이긴 한데^^; 취향을 좀 타긴 하더군요;
  • 알트아이젠 2011/01/05 11:36 #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다행이도 쥐향에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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