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 [24] 본 영화

사실 이 영화와 [미션 임파서블 4]중 어떤 걸 보나하고 궁금해했는데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곡님의 [마이 웨이]를 보는걸로 결정났더군요. 사실 저는 [미션 임파서블 4]를 통해서 톰 아저씨의 나이같은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붕붕 날아다닌 장면을 보고 싶었는만, 제가 돈 내는것이 아니고 나름 [태극기 휘날리며]를 재미있게 봤기에 이쪽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유명한 마라토너이자 서로에게 있어서 라이벌 관계였던 김준식과 하세가와 타츠오는 어느날 타츠오의 할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되어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고 설상가상으로 마라톤 대회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에 분노한 김준식은 그 결과로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상관인 대좌의 신분으로 타츠오와 재회하고 이후에 여러 전장을 거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변하는 과정을 그린게 이번 [마이 웨이]의 줄거리더군요.

일단 눈에 띄는 점이라면 엄청난 자본을 투입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답게 러닝타임내내 대규모 전투신을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잘 보여준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초반부의 그가미가제 정신을 앞세운 답없는일본군과 러시아군의 전투 - 할힌골 전투를 비롯해서 중반부의 우랴 돌격으로 유명(?)한 러시아군과 독일군과의 전투와 후반부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독일군의 시점에서 독일군과 연합군과의 전투 연출은 전쟁 그 자체로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이 잔혹하면서도 실감나게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그런 잔혹한 현실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지키기위해 달리고 김준식을 비롯해서 같이 끌려온 친구 이종대와같은 강제 징집당한 사람들이 전쟁이라는 참상에 짖눌려 바스러지고 생존을 위해 발버퉁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비교적 잘 보여줬으며, 어떤 의미로 이 영화의 진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타츠오의 갱생기(...)를 145분이라는 러닝 타임에서 비교적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중반부에 후퇴하는 병사들을 무자비하게 총으로 쏴대는 소련군 정치 장교의 모습을 보는 타츠오가 일본군 대좌였을때의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부분은,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다싶을정도로 연출이 괜찮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일단 여기까지는 이 영화의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이야기에 구멍이 슝슝 났다는겁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타츠오는 초중반부까지 똘끼 가득한 일본제국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었는지 비교적 상세히 보여줬고 이후에 여러 전장을 김준식과 같이 겪으면서 하나의 인간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내는데는 성공적이었지만, 정작 타츠오와 다른 축의 주인공인 김준식은 그런 묘사가 전혀 없다는게 문제더군요. 김준식은 나름 선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지만, 영화내내 그와 같은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없고 그저 눈앞의 장면을 극적으로 살리기위해서 작위적으로 행동했다는 느낌만 남았다는게 김준식이라는 캐릭터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개그 캐릭터지만 참혹한 전장에서 살아남기위해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준 이종대가 김준식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이 영화를 살리는데 더욱 큰 힘을 실어준 캐릭터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더군요.

그리고 초중반부에 두 사람 사이의 골이 깊어지는 과정은 조금은 부족하기는해도 영화라는 한정된 러닝타임속에서는 그럭저럭 납득이 갈 정도로 보여주다가 중후반부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나 그에 대한 심리 묘사도 제대로 안 되었다는것도 이 영화의 커다란 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삶과 죽음이 오가는 전장에서 몇 번 있다보니 어느사이에 게이물(...)을 찍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뜬금없이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후반부의 모습을 보면 조금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밖에도 이야기 전개에 과연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비스차원에서 투입한중국인 여성 저격수인 쉬라이의 존재감이나, 액자식 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초반부터 필요이상의 불필요한 스포일러를 흘려서 그나마 있는 감동적인 요소마저 깍아먹는등의 아쉬움도 지적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다시 장점으로 돌아서자면 주연이야 각 나라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분들이니 연기는 말할것도 없지만(되려 김준식이라는 캐릭터때문에 장동건님의 연기가 손해 본 느낌)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가장 현실적인 모습과 그에 따른 전장의 비극을 잘 보여준 이종대역의 김인권님의 연기가 돋보였으며, 비록 얼마 가지 못해 전장의 비극속에서 사라져갔지만 그속에서도 깨알같은 개그와 밉상을 보인 여러 단역들의 모습 또한 그냥 놏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외에 영화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의 단역으로 나온 김수로님이 초반부에 까메오로 나온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중반부에 김준식에게 늘씬 얻어맞는 타츠오는 마치 운 다구바 제바에게 패배한 고다이 유스케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이건 넘어가죠.

결론은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나쁘지 않지만 영화의 기본적인 구성에서 구멍이 눈에 보이는 것을 비롯해서 영화의 주인공 중 한 축이 전혀 공감갈 수 없는 전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위 말하는 '대작'의 반열에 들기에는 이래저래 부족해보입니다. 감독님이 이전에 만든 [태극기 휘날리며]와 비교하면 전쟁장면만 제외하면, 모든 부분이 한단계 뒤쳐진다는 느낌이 드는게 여러모로 아쉽기만하네요. 더구나 [마이 웨이]의 김준식과 [태극기 휘날리며]의 이진태는 같은 배우분에 비슷한 포지션과 행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자는 감정 이입이 전혀 안되고 후자는 영화의 퀄리티를 상승시킬정도로 적절했다는걸 생각하면 씁쓸하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트랜스포머 3]도 그렇고, 올해 공짜로 본 영화들은 한결같이 제 기대치에 못 미치네요. 징크스?


덧글

  • Uglycat 2011/12/23 23:13 #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을 보시는 게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바...
  • 알트아이젠 2011/12/23 23:15 #

    아이맥스로 보라는 계시로 생각하고 있죠.
  • 잠본이 2011/12/23 23:22 #

    저격수는 아무래도 중국시장 수출을 염두에 둔 듯(근데 그러기엔 비중이 어정쩡하다는 말도 들리니 이거참)
  • 알트아이젠 2011/12/23 23:27 #

    더구나 쉬라이의 설정도 중국시장이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거시기한 부분도 있어서요. 물론 전장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인간상 중 한명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말입니다.
  • 닭스베이더 2011/12/24 03:35 #

    네, 최소한 동건씨하고 ㅂㄱㅂㄱ라도 해야하는데. 그냥 죽다니 말입니다. 흐허ㅓ헣ㄹ너란;
  • 알트아이젠 2011/12/24 10:29 #

    아, 그건 좀...;;
  • 빛나리 2011/12/24 11:05 #

    이야기 전체적인 구성이 일본만화 "해피 타이거"의 표절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 알트아이젠 2011/12/24 11:12 #

    흠,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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