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도르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는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에게 자료만 전해주는 역할로만 나오고 사건에는 일체 개입을 안하고, 이야기의 전개는 이번편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병약소녀 쓰루요가 오빠에게 보낸 편지를 중심으로 소설가가 별도로 모은 일부 (가상의)신문 자료로 이루어져있다는게 눈에 띄더군요. 아무래도 몸이 약하면서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에 휘말리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데, 이러한 과정을 편지로 보내면서 사건의 진상과 고통받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모두 보여주는 모습이 추리적인 요소이상으로 가슴에 와닫았습니다. 특히나 다른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보다 배드엔딩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씁쓸하게 끝나서 더욱 인상이 남더군요. 물론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중에서 [옥문도]나 [밤 산책]처럼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어도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것도 있긴하지만 참상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결말이 나온게 많았지만, 이건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에 쓰루요를 비롯한 일가의 후일담을보면 더욱 안타깝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읽었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들과 비교하면 꽤나 이색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흑묘정 사건]은 지금까지 읽었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에서 종종 나왔던 시체를 이용한 '1인 2역'과 관련된 트릭을 쓴 작품인데, 특이한 점이라면 중반부에 등장하는 긴다이치 코스케가 예상치못한 습격을 당해 하마터면 죽음을 당할뻔한 위기에 처하거나 긴다이치 코스케의 학창 시절의 친구가 사건에 예상치못한 포지션에 자리잡는등 추리외에 여러가지 볼거리를 제공해주더군요. 물론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특유의 전후 혼란한 일본사회에서 드리운 암울한 모습을 미스테리하게 그려낸건 여전합니다. 이외에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시님도 소설상에서 간디이치 코스케에게 추리소설 소재를 받아서 전기(?) 소설을 쓰는 Y씨로 등장하고, 긴다이치 코스케와 이야기를하는 모습도 재미있더군요.
어쩌다보니 [혼진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안하고 같이 실려있는 중단편들 이야기만 했는데 기대했던대로 재미있게 읽었고, 앞으로 나올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들이 많은걸 생각하면 꾸준한 정발로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상을 모두 봤으면하는 바람입니다.
덧글
물론 긴다이치 코스케가 직면하는 사건들의 흉악함(?)을 생각하면, 사건 자체가 일어난것만으로 해피엔딩같은건 없다고 보는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동서문화사라면 중역으로 유명한 그곳이군요. 오역 참 잘하던데..(...)
오히려 추리물이라기 어려운 도르레 우물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병약소녀의 멘탈붕괴 과정이 서술되고 있어서 유쾌하게 읽을 수 없는 내용이었지만, 애초에 이 일족이 관련되어서 유쾌한 일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