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카오루 습유집 [16] 짧은 만화

[셜리]와 [엠마]를 통해서 고풍스러운 메이드의 매력을 전파하고 [신부 이야기]에서는 중앙아시아의 복식을 엄청나게 섬세하게 재현해서 아는 분들은 다 아는 모리 카오루님이, 이번에 이야기할 [모리 카오루 습유집]을 통해서 장편이외에 그동안 여러곳에서 연재했던 단편이나 일러스트나 칼럼등을 한자리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정작 제 자신은 위에서 언급한 모리 카오루님의 만화 중 제대로 본 게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워낙 평이 좋고 표지만해도 구입을 안하기 참 어렵더군요. 더구나 초판에는 또다른 컬러 표지와 [모리 카오루 러프 스케치집 Scribbles ] 1 - 2권을 제공하기에, 그냥 지나치는건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구입을 했습니다.

일단 본편의 전반부에는 여러 잡지에 연재했던 단편들이 실려있는데, 전반적으로 단편이라해도 한편만 제외하면 분량이 매우 짧다는게 조금은 아쉽지만, 각각의 단편들마다 다른 소재로 개그며 진지한 이야기등 여러가지 감성들을 잘 담아낸 것 같더군요. 이러한 단편들에 대한 간략한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간에 [플로팅 펜용 일러스트]와 [커버 스토리]는 생략하도록 하죠. 단편이라해도 스포일러가 있다는 점 양해바랍니다.

저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주인마님!: 우연히 심부름간 대저택에서 뭔가 나사가 한두개씩 풀린 것 같은 집사와 메이드가 난입해서 다짜고짜 주인님으로 만들려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냈더군요. 어째 주인님같은건 아무래도 좋은 두 집사와 메이드의 박력있는 등장을 비롯해서 왜 평범한 주인님을 만들려고 하는지 - 그리고 점점 두 사람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소년의 모습이 참 재미습니다.

보이게 된 것: 어느날 눈이 나빠져서 '보이지 않게 된 것'들때문에 안경을 구입해서 썼고, 안경덕분에 '보이게 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았더군요. 제가 여자 주인공과 비슷한 시기에 안경을 썼고 그때 느꼈던 감정을 눈앞에서 재현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에 풋풋한 첫사랑의 시작을 암시하는 장면을 마지막에 삽입하여 좋았습니다. 아, 전 그런 거 없었습니다.(...)

소굴신사 클럽: 육감적인 바니 걸 아가씨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육감적인 몸매 이상으로 클럽의 규칙에 따라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는 바니 걸 아가씨의 매력이 짧은 페이지안에 꽉꽉 찬 느낌이더군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도도함과 몇십년이 지나도 그 모습 그대로인 것 같은 미스테리함이 더해진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헐렁이: 급격하게 커가는 시기에 맞춰 일부러 큰 교복을 구입한 어머니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커서 그야말로 '헐렁한' 교복을 입은 소녀의 학창시절을 그렸더군요. 학교생활내내 헐렁한 교복이 그대로일정도로 안크다가 졸업할때쯤에야 딱 맞을 정도로 커버린 모습은, 그 나이대라면 뻔하면서도 막상 다 큰 후에 보니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는 단편입니다. 참고로 전 헐렁한 교복을 안사서 그런지 키가 안 컸죠.;;

옛날에 산 수영복: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편으로, 어느날 우연히 서랍에서 신혼여행때 구입한 수영복을 보고 추억에 잠기면 수영복을 입어보는 과정을 애뜻하게 그려냈습니다. 여자의 몸매이상으로 옛 추억을 생각하면서 수영복을 입는 모습을 짧은 페이지속에서도 섬세하게 담아냈고, 나중에 이 수영복을 제대로 입을 수 있는 해외여행을 남편과 약속하는 부분에서 부부간의 정을 엿볼 수 있더군요.

클레르 씨의 일상다반사 첫번째 & 두번째: 어리버리하면서도 엉뚱한 남작 칼 하인츠와 빠릿빠릿한 메이드 클레르의 코믹한 일상을 담은 코믹 메이드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묘하게 남작과 메이드와의 대결구도로 펼쳐지지만 매번 남작이 깨지고 그러한 남작을 제압(?)하면서도 보필하는 메이드 클로테의 모습이 매력적이더군요.

모드린 베이커: 방학을 맞이해서 집에 돌아온 도련님과 그러한 도련님을 변함없이 맞이하는 완벽한 메이드 모드린 사이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자신을 여전히 예전의 아이같이 대해주는 모드린에게 어른처럼 대해달라면서도, 내심 그러한 대우에 불편함을 느끼고 다시 예전처럼 대해달라는 도련님의 모습이 그 나이에 걸맞다는 느낌이 들고 그러한 도련님의 변덕에도 모드린은 완벽하게 도련님의 부탁을 들어주는걸보면, 이쪽도 [엠마]못지않은 정통파 메이드의 매력을 짧게나마 잘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펠로우즈의 나: 장발인 아츠코가 어느날 머리를 짧게 깍은 사연을 여러가지 말도 안되는 사건들과 엮어서 술술 그려내더군요. 영화를 보러갔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잡지를 받고 그 잡지를 노리는 대머리 괴한이 괴물로 변해서 자신을 쫓고 메이드 카페에 숨어서 단발로 변장했다...라는 이야기를 참 잘도 엮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미레의 꽃: 다른 단편들과 다르게 별도의 원작이 존재하는데, 전반적으로 불륜적인 느낌이 살짝 들면서도 두 여주인공간에 미묘한 우정역시 잊지않게 캐치를 했다고 보네요. 다만, 제 자신이 이런 취향과는 거리가 멀어서 다른 단편들보다 분량이 많고 다른분들의 좋은 평가에도 다소 미묘하게 봤습니다.
재질은 다르지만 원래 표지와 캐릭터 위치만 변경된게 끝이라는게 아쉬움 어나더 컬러 표지

후반부에는 각종 후기만화들을 비롯해서 사인회 일러스트나 설정 자료 일러스트, 번외편 일러스트나 서점 POP 일러스트등 그동안 모리 카오루님이 그린 다양한 그림들을 아낌없이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리 카오루님의 만화를 봤다면 더욱 감회가 새롭겠고, 저같이 관련 만화를 하나도 안봤다해도 특유의 미려한 일러스트나 세세한 설정들에 호감이 안갈래야 안갈 수 없겠더군요.
얇지만 만족스러운 [모리 카오루 러프 스체키집 Scribbles ] 1 - 2권

그리고 [모리 카오루 러프 스케치집 Scribbles ] 1 - 2권에서도 본편에 이어서 모리 카오루님의 대표작들과 연관된 러프 스케치와 본편과는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여러 캐릭터의 러프 스케치역시 유감없이 펼쳐집니다. 아무튼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모리 카오루님의 팬이라면 구입하지 않는것만으로도 죄가 될 정도로 제법 비싼가격에도 빵빵한 구성과 그에 걸맞는 자료를 갖췄고, 저처럼 모리 카오루님을 하나도 몰라도 충분히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네요. 되려, 이 책때문에 [셜리]를 시작으로 [엠마]나 [신부 이야기]를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덧글

  • 魔神皇帝 2012/09/18 22:37 #

    난 그저 그림만으로도 만족!!!
  • 알트아이젠 2012/09/19 08:09 #

    좋은 그림체더군요.
  • 영원제타 2012/09/18 22:58 #

    그림체가 마음에 듭니다. 특히나 왕눈이가 아니라는데 말입니다.
  • 알트아이젠 2012/09/19 08:09 #

    아주 눈이 작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그림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 영원제타 2012/09/23 23:31 #

    사서 봤습니다. 소굴 신사 클럽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 알트아이젠 2012/09/24 20:18 #

    바니 걸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에피소드죠.
  • 셔먼 2012/09/18 23:03 #

    정말 여자의 신체를 저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 알트아이젠 2012/09/19 08:21 #

    괜히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게 아니라는걸 깨달았습니다.
  • 나이브스 2012/09/18 23:26 #

    부부간의 깊고 깊은 정이 느껴지는 단편이죠.
  • 알트아이젠 2012/09/19 08:22 #

    짧지만 굵더군요. 정말로 좋은 단편이었습니다.
  • ... 2012/09/18 23:32 # 삭제

    저거 어나더 표지는 사용할수 없다는게 함정 그냥 보는걸로 만족합시다 정확히는 어나더 사용하면 원표지를 어떻게 하기 힘들다는 의미이지만요
  • 알트아이젠 2012/09/19 08:10 #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재질도 원래 표지에 비해서는 조금 미묘하고 말입니다.
  • 차원이동자 2012/09/18 23:55 #

    역시 이분그림은...
  • 알트아이젠 2012/09/19 08:14 #

    좋더군요. 그거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 퉁퉁이 2012/09/19 00:14 #

    모리 카오루씨는 진짜 그림이 대단한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책 사야되는데 말입니다ㅠ
  • 알트아이젠 2012/09/19 08:14 #

    구입하는겁니다.
  • 2012/09/19 00:4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9/19 08:2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Dustin 2012/09/19 10:42 #

    모리신.. 역시 대단합니다.
  • 알트아이젠 2012/09/19 20:38 #

    더 이상의 말이 필요가 없다는걸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 메이 2012/09/19 12:56 #

    아..아오, 모리님.
  • 알트아이젠 2012/09/19 20:39 #

    좋은 분이더군요.
  • 존다리안 2012/09/19 13:18 #

    옛날에 산 수영복의 그 남편은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그런 부인을 둘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알트아이젠 2012/09/19 20:38 #

    분명히 아내를 아끼는 멋진 남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5 2012/09/19 14:29 #

    애정이 극에 달하면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죠ㅋ
  • 알트아이젠 2012/09/19 20:38 #

    좋은 애정이 극에 달한 예로 뽑고 싶네요.
  • ∀5 2012/09/19 20:59 #

    매우 긍정적이죠 ㅋ
  • 알트아이젠 2012/09/20 21:05 #

    같은 생각입니다.
  • 백화현상 2012/09/21 22:00 #

    그림만으로도 왠지 고급스러움이 묻어납니다.
    그리고, 섹시함까지...
  • 알트아이젠 2012/09/23 21:29 #

    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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