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 [24] 본 영화

아이맥스로 봤으면 더 좋겠지만 제가 사는 곳은 아이맥스 상영관 그런게 없어서, 조금은 아쉽지만 일반 극장에서 [007 스카이폴]을 봤습니다. 개봉전 언론 시사회에서 매우 평이 좋고 특히 평점을 왕소금으로 주기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님이 무려 10점 만점에 8점을 준걸 보고, 이거 심상치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이 다음부터 [007 스카이폴]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제임스 본드는 동료인 이브와 같이 'MI6'의 중요한 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탈취한 암살자를 추적하던중에, M의 명령을 받고 암살자를 저격한 이브에 의해 오히려 총격을 받고 다리 아래로 떨어져 실종되고 말더군요. M은 제임스 본드도 잃어버리고 하드디스크를 빼았겨서 새로 부임한 MI6 위원장인 말로리에게 경질될 위기까지 처하고, 거기에 자신의 집무실까지 가스 폭발 테러까지 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런 순간에 죽은 줄 알았던 제임스 본드는 MI6로 돌아오고 예전같지않은 몸을 추스려서 이번 사건의 배후이자 M에게 강한 원한이 있는 전직 MI6 요원인 실바를 추적하는게 이번 [007 스카이폴]의 이야기더군요.

이번편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제임스 본드를 비롯해서 M과 MI6에게 닥친 위기를 부각시켰다는 점입니다. 제 아무리 살인면허를 가진 제임스 본드라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신체적인 능력에서 한계를 복귀 후 신체 검정 평가에서 보여주고 M역시 탈취당한 하드디스크를 빌미로 MI6 자체가 '시대에 맞지않다.'는 압박을 받는 모습또한 말로리와의 대화나 청문회등을 통해 비교적 자세하게 보여주더군요. 그야말로 밀레니엄 시대에는 맞지 않는 '퇴물'취급을 받게 되는 제임스 본드와 M이지만, 그러한 외부의 어려운 사정을 추스리고 자신들에게 닥친 위기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서도 여전히 제임스 본드와 M - 그리고 MI6가 필요하다는걸 143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세세하게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추격전이나 총격전같은 액션도 있지만, 다니엘 크레이그님이 나왔던 전작들보다는 화끈한 액션보다는 드라마쪽이 더욱 강조되더군요. 이때문에 조금 아쉬워하는 분도 있을거라고 봅니다만, 제 경우에는 불만을 가질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초반에 다니엘 크레이그님의 제임스 본드 전매 특허인 과격한 추격신도 충분히 눈이 즐거웠고, 무엇보다도 후반부에 이 영화의 제목이나 제임스 본드가 어렸을때 지냈던 스코틀랜드의 저택 '스카이폴'에서 구형 무기와 구형 본드카로 싸우는 모습에서 묘한 복고풍적인 느낌때문에 액션에 대한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비록 후반부 스카이폴 저택 전투신에서 초중반부에 비해 다소 전개가 늘어지는게 눈에 띈다는건 확실히 아쉽습니다만.

비록 액션의 비중이 살짝 줄은 감은 있지만 그 이상의 여러가지 볼거리를 넣은 점 또한 눈에 띄는데, 우선 지금까지 다니엘 크레이그님이 등장했던 [007 시리즈]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제임스 본드의 장비담당인 Q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점을 들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나이많은 Q와는 다르게 제임스 본드보다 어린 Q가 등장한것도 이채로운데, 담당 배우는 [향수]에서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역을 맡았던 벤 위쇼님으로 단순히 장비 셔틀(...)뿐만 아니라 정보 분석이나 목표 추적같은 자신의 특기를 십시일반 살려서 제임스 본드를 서포트하는 모습도 적절하게 삽입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첫 등장할때 제임스 본드에게 지지 않으려는 젊음의 패기를 보여주는것과 중반에 실바에게 속아서 당황하는등의 생각이상으로 범생 이미지 이상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것 또한 플러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본의 아니게 제임스 본드를 팀킬한 이브의 본명이 이브 '머니페니'라는게 밝혀지고, 초중반에는 현장직에서 뛰다가 후반부에 머니페니의 포지션인 M의 비서 역할로 돌아온 것 또한 주목할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어떤 의미로 [007 시리즈]하면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요소급의 인물들이, 이번 [007 스카이폴]에서 복귀한거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그리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 이외에, 기존의 인물을 퇴장시키고 새로운 인물로 대신한것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본드의 상관으로 시종일관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내심 제임스 본드를 아낀 M이 이번에는 사실상의 본드걸 & 진 히로인 포지션을 담당하여, 앞에서 언급한 조직의 위기와 본인의 위험을 극복하기위해 M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모습을 보여주고 죽음으로 3대 M을 명예롭게 은퇴하는 모습이 어떤 의미로 이 영화의 가장 크게 인상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비록 나이가 많이 들었고 현장직은 아니라서 후반부 실바와의 결전에서 살짝 약한 모습을 보일지는 몰라도, 그 어떠한 순간에도 의연하게 MI6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냉정하게 제임스 본드에게 명령을 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카리스마있는 여걸의 모습과 더불어 '가장 나이가 많이' 든 본드걸이라는 이채로운 포지션을 잘 살렸다고 봅니다. 그리고 초중반에는 제임스 본드와 M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전형적인 '재수없는 상관'인 줄 알았던 말로리도, 알고보니 행동파 요원인 적도 있었고 후반부에 M을 두둔하고 심지어 암살될 위기에 처한 M을 온몸을 던져 보호하는등의 개념있는 모습을 보여줘 새로운 M으로서 부족함없는 모습을 보여준것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이번편에서 제임스 본드와 M을 위협한 악당 실바라는 존재도 흥미로운데, 전편에서 나왔던 '퀀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세계 정복이나 뭔가 불법적인 목적을 위한 것도 아닌 그저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서 M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복수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MI6 전체를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이 잡힐거라는걸 미리 알고 미리 다음 계획을 실행하는것과 후반부 제임스 본드가 설치한 함정을 선발대를 통해 간파하는 치밀함에, 시종일관 말쑥한 의상에 왠지 모르게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연상케하는 웃는 모습등이 참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여기에 M을 향해 마치 얀데레급의 감정을 지닌것을 비롯해서 초반에 제임스 본드와 비슷한 사정으로 M에 의해 사실상 제거되어 동질감까지 보이는등의 어떤 의미로 또 다른 - 그리고 타락한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며, 그러한 실바를 제거함으로 제임스 본드는 새로운 시대에서도 변함없이 MI6의 007 요원으로 활약한다는걸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후반부에 조금 엿가락처럼 늘어진 전개를 제외하면 재미있게 봤는데, 마지막에 새로운 M과 Q - 그리고 머니페니를 보니 다음에 제임스 본드가 맡게될 임무가 어떤건지 절로 궁금해지네요. 여담이지만 이번편에서는 그동안 줄기차게 싸워왔던 '퀀텀'이 코빼기도 안 보여서 영화의 만족도와는 별개로 조금 아쉬웠는데, 새로운 맴버들도 모였으니 다음편에서는 퀀텀과의 한판 승부를 기대해볼까합니다.


덧글

  • 셔먼 2012/10/28 21:15 #

    이 스카이폴은 2010년대에 새로운 기점을 맞이한 기존 007의 모습을 잘 나타내준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 알트아이젠 2012/10/30 20:59 #

    같은 생각입니다.
  • Uglycat 2012/10/28 21:56 #

    전 아이맥스 버전으로 보았는데 액션신은 아이맥스 버전으로 보는 맛이 나더군요...
    문제는 액션 파트의 비중이...
  • 알트아이젠 2012/10/30 20:59 #

    오오 아이맥스!! 그래도 드라마 파트가 만족스러웠고 액션 파트도 적지만 나쁘지 않아서 납득중입니다.
  • 차원이동자 2012/10/28 22:09 #

    솔직히 이건 M국장님 마지막 가시는길이라고 후한 대접해주신거 같습니다.
    그래도 뭐... 현 시대상에 걸맞았으니 괜찮죠
  • 알트아이젠 2012/10/30 21:00 #

    진히로인이나 본드걸 역할을 제대로 한 M이었습니다.
  • 나이브스 2012/10/28 23:13 #

    빨리 보러 가야 겠군요.
  • 알트아이젠 2012/10/30 21:00 #

    보면 만족감이 클거라고 생각합니다.
  • 2012/10/29 20:48 #

    상당히 평가가 좋아서 혹하고있는데.. 일본은 역시 더빙때문인지.. 12월1일 개봉...

    뭐 돈이없는지라 프로메테우스나 여러 명작영화 극장애니도 넘기고있는 실정이긴합니다만은..ㅠㅜ
  • 알트아이젠 2012/10/30 21:00 #

    윽, 일본에서는 개봉이 늦나보군요.
  • 잠본이 2012/11/03 18:01 #

    재수없는 상사처럼 등장해서 점점 개념인으로 변신하는 말로리 보고 '어라 설마...?' 했더니 진짜로 끝에 뙇!
  • 알트아이젠 2012/11/04 09:05 #

    사실 저는 초반에 제임스 본드가 맞은 총알의 정체때문에 말로리가 스파이인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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