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 3 [24] 본 영화

화제의 [아이언 맨 3]를 지난주에 보고 왔지만 한동안 바빠서, 이와 관련된 포스팅을 제때 하지 못했네요. 그런 바쁨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서 잠깐 짬이 날때 적어두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깐 시간이 날때 얼른 적어봅니다. 늘 그랬듯이 이 다음부터 [아이언 맨 3] 스포일러와 [어벤져스]나 [아이언 맨]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미리 말씀드리죠.

[어벤져스]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든 사건을 경험한 이후로 토니 스타크는 겉보기에는 멀쩡한 모습을 지닌 것 같지만, 사실은 집안에서 틀어박혀서 잠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새로운 아이언 맨이나 만들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져서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입니다. 그때문에 이제는 완전한 연인 관계가 된 페퍼 포츠와의 관계도 조금 소원해지기까지 했는데, 공교롭게도 여러모로 힘든 토니앞에 세계적인 테러리스트 만다린이 토니를 도발하고 이 과정에서 토니의 전직 운전수였던 해피 호건이 테러에 흽쓸려 큰 부상을 입게 되더군요. 이런 사태에서 토니는 만다린의 도전을 받아들이지만, 만다린은 한발앞서 토니의 집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서 순식간에 토니는 실험중인 아이언 맨 MARK 42만 장착한채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그리고 독자적으로 만다린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만다린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 배후에 옛날에 자신이 무시했던 절름발이 과학자였던 알드리치 킬리언이 있다는걸 알게되고, 다시 반격을 가하는 이야기를 그린게 이번 [아이언 맨 3]의 줄거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아이언 맨 3]은 전체적으로 묘하게 [아이언 맨]과 비슷한 전개를 보여주면서도, 한층 더 깊어진 고뇌를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잘 풀어서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도입부에서 아이언 맨이 되기전의 천둥벌거숭이 시절에 이번편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킬리언에게 미움을 사게 된 과정이나 그러한 킬리언에게 큰 힘을 준 신기술인 '익스트리미스'의 힘과 위험성을 적절하게 보여줬고, 본편에서 그러한 킬리언이 만다린이라는 캐릭터를 어중이 떠중이 배우를 통해 만들어 토니에게 제대로 한 방을 먹이고 페퍼를 비롯해서 호건이나 로드등 토니의 주변 인물들까지 익스트리미스를 통해 여러 방면에서 위협하는 모습 또한 볼만했습니다.

상대적으로 토니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진걸 시작으로 자신의 집도 박살나고 그동안 토니를 보좌했던 AI인 자비스도 일시적으로 고장난 상태라서 간신히 하나 건진 아이언 맨 MARK 42도 제대로 쓸 수 없는, 그 어느때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빠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입담이나 뻔뻔할정도의 붙임성을 억지로 유지하면서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추적하는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만다린의 정체를 벗겨내는 모습또한 쏠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러니까 '레드넥'스러운 복장으로 아이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연장들을 척척 만들어내고 만다린의 은거지에 잠입하는등의 다채로운 액션은, 단순히 토니가 아이언 맨 슈트만 입는 남자가 아니라는걸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부족함이 없더군요.

물론, 이번편에서 아이언 맨의 새로운 액션도 건재합니다. 별도의 설비 없이도 몸에 장착한 센서를 통해서 즉석에서 갈아입을 수 있거나 강철 지그(...)처럼 파츠별로 분리해서 싸우거나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아이언 맨 MARK 42의 다채로운 모습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이질적인 슈트 컬러링때문에 비판이 많았던것과는 정 반대로 반응을 얻을만 하더군요. 후반부에 예고편에서 나왔던 모든 아이언 맨들의 등장과 익스트리미스와의 대규모 전투와 다양한 아이언 맨 슈트를 갈아입어 익스트리미스의 힘을 자유자래로 사용하는 킬리언과의 전투도 볼만했고 몇몇 아이언 맨들의 인상깊은 모습도 있었지만, 러닝타임에 때문에 억지로 구겨넣었다는 느낌도 들어서 그 점은 아쉬웠습니다. 중반부에 토니의 집이 처참하게 작살난건 감안하면, 아무리 공격이 닫지 않았던 지하에 다수의 아이언 맨 슈트들은 안전했다해도, 다수의 아이언 맨을 등장시키기 위한 약간의 어거지였나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차라리 그렇게 등장할거면 소수의 살아남은(?) 아이언 맨들이 등장하여 익스트리미스를 상대로 일기당천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면 더 인상깊지 않았을까합니다. 덤으로 먼저 보신 분들의 조언대로 가격이 싼 2D로 봤는데, 딱히 3D로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일체 들지 않았고...

액션 이외의 토니의 정신적인 성장 스토리도 비교적 괜찮았는데요. 초반에 페퍼와의 갈등을 좀 더 부각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도 토니의 정신적인 흔들림 > 만다린의 공격으로 빈털털이 > 만다린 추적 과정에서 재기 > 페퍼의 납치로 절망 > 사건 해결로 모든 응어리 해결 과정을 별다른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보여줬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마야 헨센이 뜬금없이 좋은 사람 드립치다가 킬리언에게 어이없이 죽거나 페퍼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익스트리미스로 각성해서 막타를 치는 다소 어이없는 전개등, 상대적으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조금 애매했지만요. 그래도 아무리 초중반에 정신적으로 몰린 상황이라해도 토니 특유의 입담이나 그를 통한 개그도 건재했고, 영화가 끝나고 스탭롤이 다 지나간 후의 특별 영상에서 헐크 = 브루스 배너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가 제대로 안들은 모습에 다시 한 번 설명하거나 언제나 정정한 모습을 과시하는 스탠 리 옹의 까메오 등장등 서비스도 확실했습니다. 도입부에서 안하무인 시절의 토니를 비롯해서 [아이언 맨]에서 토니에게 큰 영향을 준 호 인센 박사의 생전 모습이나 살이 덜 찐 호건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겠더군요.

토니는 이번 싸움을 끝으로 몸에 장착한 '아크 리엑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마음의 응어리를 아크 리엑터에 담아 바다에 던졌습니다. 그리고 토니는 아이언 맨은 '나비가 되기 위한 번데기'라는 말에 적합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튼 아크 리엑터를 홀가분하게 날려버린 '나비' 토니 스타크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아무튼 생각보다 아쉬움이 제법 눈에 보였음에도, 보는내내 지루함없이 재미있게 봤고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덧글

  • 홍당Ι아사 2013/05/06 21:54 #

    볼거리 요소에 대한 이야기가 역시 호불호의 큰 차이가 있지않았나 싶더군요
    전 캐릭터의 매력과 성장에 조명했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스러웠지만
  • 알트아이젠 2013/05/06 21:55 #

    예, 토니 스타크에 대한 이야기는 잘 그린건 분명하더군요.
  • Uglycat 2013/05/06 22:25 #

    저는 토니의 인간적인 면이 조명된 것 외에는 딱히 좋다고 느낀 게 없었어요...
  • 알트아이젠 2013/05/06 22:31 #

    의외로 소소한 단점들이 꽤 많더군요.
  • 열혈 2013/05/06 22:27 #

    1이나 어벤져스 보다는 못 하지만 2보다는 훨씬 나은 물건이 나온 듯한... 재미있게 보긴 했습니다.
  • 알트아이젠 2013/05/06 22:31 #

    저는 [아이언 맨 시리즈] 모두를 재미있게 봤죠. 물론 [아이언 맨 3]도 재미있다고 봅니다.
  • 토르테 2013/05/07 08:37 #

    마야 한센의 갑작스런 변화는 저도 뜬금없다고 생각했었는데말이죠

    덤으로 `다 부숴진 줄 알았어? 안됬네요! 지하에 또 있었습니다!!` 도 좀 부자연스러웠고 말이죠.
    (하다못해 다른 비밀기지가 따로 있었다는 식으로라도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
  • 알트아이젠 2013/05/12 09:36 #

    예, 소소한 단점들이 많다해도 재미있게 봤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네요.
  • 르혼 2013/05/07 09:47 #

    님, 막타 매너효~

    이렇게 경험치 스틸에 원한을 가지게 된 토니는 페퍼의 특수능력을 제거해 버리고...
  • 알트아이젠 2013/05/12 09:38 #

    과연...납득 오케이입니다.
  • 빗트넘버 2013/05/07 10:29 #

    아까운 수트 폭발 퍼레이드가 내심 아까운 마지막 장면.
    핫토이는 이미 아이언맨 3 시리즈가 시동된만큼, 돈없는 서민을 위해
    얼릉 리볼텍에서도 MK-I 다음으로 바로 MK-42 작업을 해줬으면 하네요....

    그리고 페퍼의 익스트리미스 치료는 토니가 장난치다가 맞아죽기 싫어서 목숨걸고 치료했단 느낌이 들더군요.^^
  • 정의건담 2013/05/07 10:43 # 삭제

    하긴 마누라에게 맞아죽긴 싫을터이니.(왠지 크리링 생각나네요.
    마누라가 슈퍼사이어인 1단계 보다 더 세니.)
  • 정의건담 2013/05/07 10:40 # 삭제

    어차피 네타 다 적힌거니 떠드는거지만 원래대로면 강력한 마법사인 만다린을
    사기배우로 만들어버린 이상. 다음작 나오기 정말 애매할듯. 아마도 마블 코믹스
    영화에선 외계문명이나 초과학은 인정해도 마법은 허용 안할려는것 같습니다.
    (원래대로면 마법쓰는 북구신화의 신이 현세 미국인으로 환생한거인 토르도 아예 갈아엎어서
    외계인이 되버렸고, 원래대로면 첨단 슈츠입은 마법사인 닥터둠도 우주방사능 쬔
    초능력자로 변경에다가, 완전 사기반지를 열개나 낀 마법사 마다린은 사기꾼으로 둔갑시키고)
    딴건 다 넘어가겠는데, 2편에서 고생해서 만든 새 아크리액터를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거
    하고 하나당 수조원이라는 슈츠를 폭죽으로 쓰는건 그냥 못넘어가겠음. 제가 백수여서 그런지
    저런 돈지랄은 곱게 안보임. 원작 아이언맨 스토리에선 1편의 악역 오베디아 영감이 토니에게
    이겨서 회사 몰수해서 토니가 거지...된지라 슈츠 양산해서 다시 부자되서 복수....한다는 스토리
    여서, 실은 토니는 위선자지요.(영화 1편에서 잠깐 언급되지만 무기 안만든다면서 최강의 무기를
    만들었다고 오베디아가 비꼼. 영화에선 결국 슈츠 가지고 장사 안했기 때문에 위선자가 아니게되었지만.)
  • 포스21 2013/05/07 22:18 #

    마야 한센의 경우는 원작의 최근 스토리를 반영한듯 합니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최근 익스트리미스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아이언맨이 그럴 해결하려고 동분 서주했는데 그과정에서 마야한센이 살해당하는 이벤트가 있었죠. 뭐 죽는 과정은 전혀 달랐지만 그래서 그게 영화에 반영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알트아이젠 2013/05/13 20:47 #

    으음, 그런 사연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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