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 - 그리고 잠깐의 기차여행 [02] 비일상

좀 더 휴가를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주말이 아닌 '평일'에 기차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곳은 어렸을때 온가족이 당일로 온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삼탄역]으로 정했죠. 집에서 조금 늦게 출발해서 원하는 시간대에 기차를 못타는게 아닌가해서, 필사적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극적(?)으로 기차에 탈 수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도 집으로 돌아올때 기차가 [오근장역]을 지나칠때 찍은거라서요.
영화 티켓에 이어서 기차 티켓도 영수증으로 주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나저나 조금 의아했던 점이 삼탄역에 도착할때와 나중에 [청주역]으로 돌아올때도 아무도 티켓 검사를 하지 않더군요. 이래도 괜찮은건가.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간신히 제시간에 기차에 탔고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기차안에 승객들이 많다는 점에 한 번 놀라면서, 적당한 자리에 앉고 자전거도 접어서 좌석 뒷편에 보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날씨는 맑은 편은 아니었고 제법 안개도 많이 끼었지만, 가끔은 사진처럼 파란 하늘과 구름이 그럭저럭 멋진 조화를 이루기도 하더군요.
한시간 정도 기차가 철도를 따라가니 목적지인 삼탄역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이곳에 온지 오래되었고 혼자는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나저나 예전보다 정차하는 역이 적다보니까, 생각했던것보다 빨리 도착한 것 같습니다.
기차에서 내리고 자전거도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린 다음에 한 숨 쉬고, 삼탄역 인근을 찰칵!!
하루에 정차하는 기차는 상행성과 하행선 각각 3대더군요. 버스도 드물게 지나가는 편이라서, 정차시간을 숙지하거나 미리 돌아가는 기차 티켓을 구입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방명록 같은데 제가 적을 자리는 도무지 없네요.
비수기라서 사람도 없고 그만큼 물이 산과 잘 어울려서 맑...지는 않고, 한동안 비가 안내려서 그런지 녹조현상이 심합니다. 그래도 특정 구간만 그런 녹조현상이 눈에 띄는데, 그래도 옛날에 놀러왔을때의 추억을 여지없이 박살내기에는 충분하더군요.
아무튼 녹조현상이 가득한 강을 뒤로하고, 다리를 건너보기로 하겠습니다.
비수기고 평일이라서 민박집이나 펜션에는 사람이 없는데, 그 대신에 강아지들이 저를 반겨주네요. 이 녀석말고 한마리가 더 있었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다가가면 혼비백산 달아나는 바람에 이 녀석만 찍었습니다.
그래도 좀 깊숙히 들어가니까 비교적 산과 강의 녹음이 절로 느껴지네요. 그래도 비가 좀 더 와서 아까 지나쳤던 녹조현상이 지독한 부분도 싹 쓸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가 거의 없어서 이대로 갈 수 있을때까지 자전거를 타는것도 괜찮은 방법이겠지만, 시간도 다소 어중간하고 자전거를 타고 멀리까지 갈 생각은 없어서 적당한 지점에서 다시 역으로 돌아가기로했죠.
그래도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는 것보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널목과 마주쳤네요.
참고로 삼탄역과 [공전역]사이에 영화 [박하사탕] 촬영지가 있고 그 유명한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는 장면도 찍었다는데(정확하게 말하자면 두 역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진소마을]의 '진소천철교' 위에서) 지도를 보니까 도무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보니까 삼탄역 근처에 조그만한 아담한 절이 있더군요.
약 100분정도 둘러보고 슬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청주역행 기차 티켓을 구입하고 기차를 기다리는데, 몇몇 유치원에서 이곳으로 소풍온게 눈에 띄더군요.
충북선 자체가 이용객이 많이 줄어든 편이라지만, 그래도 화물기차는 곧잘 삼탄역을 지나갑니다.
기차에 탈때는 몰랐는데 기차의 명물(?)인 간식 카트가 없어졌고, 대신에 조그만한 간식 차량이 있더군요. 아무튼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판기에 음료수 하나를 뽑았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간식과 같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역에서 과자 하나를 먹긴 했는데 역 내부에는 자판기조차 없어서, 조금 목이 막혔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역에서 바로 나가면 보이는 유료 야영장의 매점이나 종종 눈에 띄는 슈퍼에서도 음료수를 팔지만, 그래도 음료수도 미리 챙길걸 그랬나 봅니다.
아무튼 짧은 시간이지만 간만에 녹음에 취해서, 집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네요.
그리고 어느새 청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이후에 [현대백화점]의 [밀탑빙수]에서 가서 '녹차빙수'를 먹는걸로 기차여행의 마무리를 맺었죠. 시퍼런 녹조현상때문에 조금은 김이 샌것도 있었고 정차 시간때문에 다소 짧은 시간동안 돌아다녀서 조금은 어중간한 느낌은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기차를 타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나중에 많은 분들이 찾는 춘천도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보네요.


덧글

  • 나이브스 2013/10/10 18:17 #

    오호~ 남자의 여행~
  • 알트아이젠 2013/10/10 19:21 #

    그것은 인생 ~ 그것은 외로움 ~
  • JK아찌 2013/10/10 19:02 #

    아아 기차여행이라 20대때에 자주 가보고 30대에는 한번도 안가봤군요

    어찌 변했을지 그립군요.

    강아지와 별로 안친하신가보군요 ㅎㅎ
  • 알트아이젠 2013/10/10 19:22 #

    저도 그런 마음으로 갔죠. 그나저나 강아지는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 날림 2013/10/10 20:33 #

    요즘은 자판기라서 묘하게 슬프더군요
  • 알트아이젠 2013/10/10 20:33 #

    으, 그러게요. 나름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 Uglycat 2013/10/10 22:11 #

    열차여행의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져가는 느낌...
  • 알트아이젠 2013/10/11 07:54 #

    같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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