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당들에게 있어서 코즈믹 호러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익스펜더블 시리즈]의 최신작인 [익스펜더블 3]가 얼마전에 개봉했더군요. 미국에서 개봉전에 영상이 유출되고 실제 영화 평과 초반 흥행이 매우 좋지 않다고 하는데, 그 영향때문인지 개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개봉관의 숫자나 상영 시간이 조금은 애매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극장에서 본 으리때문에 새벽에 극장에 갔죠. 아무튼 이후의 이야기는 [익스펜더블 3]의 스포일러를 곁들어서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탈세(...)로 인하여 거한 돈을 벌다가 포로가 되어 8년동안 이름 모를 감옥에서 썩고 있었던 초창기 '익스펜더블' 멤버인 닥터를, 익스펜더블 특유의 거침없는 화력을 앞세워서 구하더군요. 닥터까지 합류한 익스펜더블은 다음 의뢰로 무기상을 체포하기 위해서 모가디슈에서 한바탕 일을 벌이지만, 그 무기상은 닥터처럼 초창기 익스펜더블 멤버였지만 모종의 이유로 바니 로스에게 죽음을 맞이한 스톤뱅크스이며 바니 못지않은 뛰어난 역량을 지닌 스톤뱅크스에 의해 익스펜더블의 파워어어어어어를 담당하는 헤일 시저가 생사의 기로에 설 정도의 큰 부상을 입습니다. 의뢰 실패때문에 전작의 처치에 이어서 정부 요원으로 나온 드러머의 압박이 심해지고 스톤뱅크스를 잡기 위해서, 바니는 기존의 익스펜더블 멤버들을 해산하고 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합니다. 하지만 잘 풀렸다고 생각했던 스톤뱅크스를 잡아오는 의뢰는 스톤뱅크스의 기지로 인하여 오히려 젊은 피로 재무장은 익스펜더블에게 역습을 가하고 바니를 제외한 익스펜더블 멤버들이 스톤뱅크스의 포로로 잡히게 되더군요. 이에 바니는 젋은 피는 아니지만 새로운 멤버인 가르고와 같이 복수를 다짐하고 이에 반 강제적으로 리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기존 멤버들도 다시 익스펜더블에 합류하여 한바탕하는게 [익스펜더블 3]의 줄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기 전부터 평가가 안 좋아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확실히 다 보고 나니까 '볼만했지만, 확실히 전편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그러한 느낌이 든 이유와 더불어 이 영화에 있어서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는 신규 멤버들의 비중이 (우리들이 보고 싶었던)기존 멤버들의 비중과 비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신세대들로 구성된 젊은 풋 사과(?)들이 보여주는 익스트림 액션이나 해킹과 같은 새로 등장한 액션은 볼만했어도 문제점은 이 영화에서 우리가 원하는건 여문 사과인 형님들의 화력이라는거죠. 127분이라는 러닝타임에 풋 사과들의 활약상이 크다 보니 그만큼 여문 사과들의 활약이나 비중이 줄어드는건 영화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영화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감히 말 할 정도라고 봅니다. 애초에 젊은 피에 해당되는 배우분들의 캐스팅이 너무 많았던것부터 실수였는지 모르겠네요.
그때문에 새롭게 등장했어도 여문 사과라고 할 수 있는 웨슬리 스나입스님이 연기한 닥터가 적지 않게 피해를 봤는데, 칼잡이라는 포지션이 [익스펜더블]부터 맹활약한 제이슨 스타뎀님이 맡은 리와 겹치고 초반부에서 초창기 익스펜더블 멤버라는걸 과시하는 듯한 감옥을 박살내거나 은밀하게 잠입하는 능력조차 후반부에 리와 풋 사과들에게 밀려서 전편에서 파워워워워워어어어어를 담당한 테리 크루즈님이 연기한 시저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역부족이더군요. 여기에 [익스펜더블 2]에서도 우정 출현급으로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진 이연걸님의 인 양은 이번편에서 더욱 비중이 낮아졌는데, 이걸 보니까 성룡 형님이나 견자단 형님이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인 양이 돈을 더 많이 벌기위해 트렌치 밑에 들어간 사연은 나름 개그이자 이 시대의 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건 나름 깨알같더군요.
이러한 젊은 피들의 생각 이상으로 높은 비중 때문에 시나리오에서도 무리수를 두든 모습도 조금 걸렸는데, 기존의 익스펜더블 멤버들을 죄다 해산 시켜버리는 극단적인 전개에도 나중에 별다른 어려움없이 다시 합쳐서 신규 멤버들을 구하고 스톤뱅크스를 처치하는 전개는 조금 억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잠깐이나마 기존 멤버와 신규 멤버들의 갈등을 보였고 리가 바니에게 불만을 내비치는 장면도 꽤 나왔지만, 아무리 후반부에 긴박한 상황이라해도 허허허 웃으면서 화해하고 기존 익스펜더블 멤버와 신규 익스펜더블 멤버들이 힘을 합치고 훈훈하게 결말을 맺는 장면은 러닝타임때문에 후다닥 끝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뭐, 이런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보는 영화가 아니라해도 해도, 유독 이번 [익스펜더블 3]에서 이런 부분이 걸렸습니다. 단점을 하나 더 뽑자면, 바니와 스톤뱅크스와 맨몸 액션과 쌍을 이루는 리 VS 2인자와의 대결신이 더욱 허접해졌다는 정도?
그래도 아주 못 볼 영화는 아닌게, 지금까지 그랬듯이 비중이 좀 줄어들었다해도 왕년의 형님들이 선보이는 화력은 여전하더군요. 그리고 수다 캐릭터 & 개그 캐릭터 & 때로는 느끼한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안토니오 반데라스님의 가르고는 확실하게 인상이 깊었으며, 전편의 척 노리스나 브루스 윌리스님만큼은 못해도 현란한 헬기 조종 실력과 정부의 높으신 분으로 제 역할을 다한 해리슨 포드님의 드러머도 괜찮았습니다. 포지션이 좀 겹쳐서 손해를 보긴 해도 닥터도 나쁘지 않았고, 전편부터 개그 캐릭터의 역할을 충실히했던 돌프 룬드그렌님이 거너 젠슨도 이번에도 말싸움에서 깨지거나 젊은 멤버들이 지니고 있던 첨단장비에 의식해서 자신도 써먹다가 제대로 충전을 안해서 망신을 당하는등의 깨알같은 개그도 변함이 없더군요.
그밖에도 앞에서 언급한 탈세 드립이나 아놀드 슈왈츠네거님의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나 실베스터 스탤론님의 결정 대사였던 "내가 법정이다."등, 과거의 출연했던 영화에서 나왔던 대사들을 잘 써먹는것도 여전했습니다. 멜 깁슨님이 맡은 악역 스톤뱅크스도 두번이나 익스펜더블을 물먹이고 악당 보스에 걸맞는 역량을 적절하게 선보였더군요. 전작에서 장 클로드 반담님이 맡았던 빌레인 못지않았습니다. 장점을 하나 더 꺼내보자면, 그동안 저격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딱히 그에 맞는 모습을 못보여준 거너가 이번편에서는 나름 저격수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부상때문에 초반에만 나왔다해도 시저가 이번에는 '미니건'으로 빠워어어어어를 선보이더군요.
아무튼 지속적인 시리즈를 유지하고 싶다해도 젊은 피를 유입한다는게, 오히려 영화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서 이래저래 아쉬웠던 [익스펜더블 3]였습니다. 그래도 형님들의 파워는 변함이 없었기에, 다음편에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님이나 웨슬리 스나입스님같은 형님들의 영입과 비중에 신경을 쓰고, 악역에도 보스들뿐만 아니라 휘하 부하(나 동료) 캐스팅에도 신경을 썼으면 더 좋겠네요. 그나저나 국내는 그렇다쳐도 미국에서도 흥행이 매우 안 좋다는데, 과연 후속작이 나올지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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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불쌍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