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루리웹]을 둘러보다가
'건프라 호랑이'로 유명하신 이경원님의 개인전시회가 인사동에서 열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전에 잠깐 갔다왔는데 제법 먼 거리임에도 주말 오전이라서 그런지, 버스를 별로 막히지 않고 금방 목적지인 [갤러리 시:작]에 도착했습니다.
전시회 이름은 [문라이트 마일]인데, 입장은 무료더군요. 그나저나 매주 월요일 휴관이라서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전시인 줄 알았는데, 궁금해서 전화를 해보니까
내일도 문을 연다고 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일 가실 분들은 한 번 전화를 해보고 확인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네요.
먼저 저를 반겨준 작품은 프라모델로 만든 'Authority'로, 슈트케이스에 담긴 총의 모습이 참으로 멋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까 작가님이 계시고 루리웹에서 왔다고 하면 직접 만져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슈트케이스 반대방향으로 전시되어 있네요. 참고로 제가 갔을때는 전시관에 아무도 없어서 그냥 눈으로 보기만 했습니다. 이거 좋은 기회를 잡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하하
[매드맥스 시리즈]에서 주인공 맥스 로켓탄스키의 애차 '인터셉터'가 연상되는 작품 'Driviing in seoul'입니다.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했다는데, 여러모로 섬세한 디테일하며 불이 들어온 모습이 당장이라도 전시관을 박차고 서울 도심을 질주할 것 같은 포스네요
그리고 어떤 의미로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작품 'Rocket'가 전시관의 한 자리를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는 건프라 호랑이만 생각했는데 먼저 보고 오신 분이 '건프라 호랑이 이상인 녀석이 있다.'는 말에 혹시나 했는데, 이 녀석을 보니까 그 말이 절로 실감이 나더군요.
각종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든 조형과 디테일은 말할 것 없지만, 각종 무기들과 중장비로 수놓은 거대한 불상에 상단에 애처롭게(?) 묶여있는 조그만한 십자가등이 의미심장합니다.
마치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T - 800이 생각날 정도로 섬뜩한 모습을 자랑하는 'Nightmare'도, 예사롭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하네요. 각종 프라모델로 이런 작품이 나온다는게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이곳을 찾게 된 결정적인 이유인 건프라 호랑이인 'Rising Tiger'도 안광을 내뿜으면서 역동적인 자세로 저를 맞이하고 있네요. 정말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멋있습니다.
이 전시회의 제목이기도 한 'Moonlight mile'은, 어두운 배경에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덩그러니 놓혀 있는게 영화 [그래비티]가 생각나네요. 아니면 같은 제목의 만화인 [문라이트 마일]도 있지만, 이건 제가 안봐서...
역시나 프라모델로 만든 작품 'Headche'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그밖에도 몇가지 작품들이 더 있지만, 이정도에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방명록과 도록이 비치되어 있는데, 참고로
도록은 무료로 가져갈 수 있더군요. 도록 내에는 작가님과 전시회 소개 및 전시된 작품들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비록 각각의 작품에 대한 세부설명이 없는건 아쉽지만 무료 배포라는걸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하다고 봅니다.
전시관이 작고 그만큼 전시된 작품들도 적은 편이라서 빨리 본다면 10분 - 천천히 둘러본다면 20분이나 30분정도 볼 수 있는데요. 그래도 프라모델을 비롯해서 여러 재료로 독특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전시회라고 생각합니다.
덧글
뭔가 만들 때 사용하는 파츠들이 어떤 킷에 들어갔던 파츠인지 맞춰보는것도 재미가 은근히 쏠쏠합니다
이야 정망 예술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