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4] 본 영화

어떤 의미로 미국의 신화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영화를 넘어서 문화와 신화의 영역에 한 자리를 단단히 차지할 정도로 팬층이 두꺼운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신 시리즈이자 시퀼 삼부작의 첫번째 영화인 에피소드 7이, 12월 17일 목요일에 상영했습니다. 저는 개봉하기 일주일전에 [CGV 왕십리점]에서만 판매하는 이벤트 티켓으로 개봉 첫날에 아이맥스 3D로 보고, 경품으로 다스 베이더 USB도 얻었는데요. 아무튼 이 다음부터 본편을 비롯해서 전작들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6]까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서 다스 베이더와 팰퍼틴 황제를 사망을 비롯해서 '데스 스타 II'의 파괴로 '은하 제국'은 몰락의 길을 걷는가 싶더니, 은하 제국은 '퍼스트 오더'라는 이름으로 다시 은하계를 위협하기 시작했고 그들을 대항할 수 있는 뛰어난 제다이인 루크 스카이워커가 자취를 감추게 되더군요. 이에 저항군은 퍼스트 오더와 다시 힘겨운 전투를 개시하고 루크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 저항군에서 뛰어난 파일럿인 포 다메론을 극비리에 파견하고 그러한 포는 루크의 행방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를 입수하게 됩니다. 하지만 퍼스트 오더는 포가 있던 마을을 급습하고 포를 사로잡지만, 다행히도 포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드로이드 BB - 8에 자료를 은닉하고 그러한 BB - 8은 도망을 쳐서 근처 마을에서 고물을 파는 소녀 레이를 만나서 벌어지는 장대한 대서사시가 이번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체적으로 구성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협]을 끼얹은 것 같은 익숙함이 느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초반에 중요한 자료를 은닉한 드로이드와 주인공과의 만남을 비롯해서, 주인공 레이의 '포스' 각성이나 연장자이자 조언자 격인 한 솔로의 죽음이나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한 '스타킬러 베이스' 공략 과정이 마치 에피소드 4의 '데드스타' 공략을 연상케하는 부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저같이 영화 개봉에 대비해서 요 근래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6]을 본 풋 사과가 봐도 이 정도인데, 이밖에도 그동안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같은 다른 매체를 통해 꾸준히 보셨던 분들에게 전작들의 오마쥬가 넘쳐흐른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입니다. 좋게 보자면 오마쥬에 충실한거고, 나쁘게 보자면 데드 카피 및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보여준 모습이 괜찮았기에, 매우 재미있게 봤습니다.

주인공 레이는 전작의 루크나 아나킨이 생각나는 성장형 캐릭터인데, 돌아오지 않을거라는걸 알면서도 돌아올거라는 덧없는 믿음에 사로잡혀서 사막행성에서 고물을 주워파는 생활을 하다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포스에 눈을 뜨고 퍼스트 오더에 대항하고 루크를 찾게 되는 여정을 향하는 모습이 볼만하더군요. 조금 아쉬운 면은 레이의 포스 각성이 아나킨이나 루크를 아늑히 뛰어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준단기간에 갑작스러울 정도로 선보인다는건데, 이건 러닝타임 내에서 레이의 성장을 보여주려고 한 무리수인지 - 아니면 정말로 그 정도의 잠재력을 자기고 있는건지 이후의 전개를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정체를 비롯한 부모가 누군지 궁금하기 그지없네요. 카일로 렌의 정체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올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핀은 처음에 스톰 트루퍼였다가, PTSD에 걸려서 때마침 포로로 잡힌 포를 도와서 그저 퍼스트 오더로부터 도망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레이를 비롯해서 한 솔로나 저항군과의 만남을 통해서 도망가지 않고 퍼스트 오더와 싸우는 한 명의 전사로 태어나는 과정도 눈여겨 볼만했습니다. 특히나 왕년의 한 솔로같이 유쾌한 모습이나 레이와의 만담이 본편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더군요.

또한 본편에서 메인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카일로 렌 = 벤 솔로는 처음에는 강력한 포스를 선보이면서 왕년의 다스 베이더 못지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만, 레이 일행과 접점이 생기면서 차츰 미숙한 풋 사과의 모습을 노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이 안 풀릴때 냅따 라이트 세이버를 꺼내들어서 마구 휘두루는 감정적인 모습에 시종일관 아버지인 한 솔로에 대한 그림자를 떨치고 완전하게 다크 사이드에 빠져들기위해 고뇌(?)하고 다스 베이더의 맹신하는 모습에서, 후반부에 자신의 아버지인 한 솔로를 죽이는 패륜을 저지르면서 다크 사이드에 한 발자국 나아가는 모습이 어떤 의미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직후 츄바카에게 옆구리를 제대로 얻어맞고 부상 패널티때문에 핀과 레이의 태그 매치에 밀리는것과 동시에 레이의 포스를 한단계 더 이끌어내는 실추를 저질렀지만, 성장형 악역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선보였다고 보기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밖에도 한 솔로와 츄바카 콤비는 여전했고 레아 공주...아니, 장군도 여전히 정정하더군요. 그리고 예상외로 BB - 8이 R2 - D2이상의 귀여움매력을 뽐냈는데 가동 구조상 더욱 풍부한 감정(?) 표현이나 본편에서 선보이는 귀여운 모습에 관련 상품 구입 욕구가 생길 정도입니다. 좀 아쉬운 점이라면 초반에는 나름 비중이 있었지만 중반부에 레이와 핀에게 밀리고 재킷과 BB - 8까지 빼았겨서(...) 좀 어중간한 포지션을 차지한 포와, 초중반에 멋진 장갑과 망토로 무장하고 핀을 갈구던 파스마 대위가 어이없이 리타이어되는 모습이나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라이트 세이버를 보관하고 있는 비범함과 포스에 대한 정통함을 선보이는 마즈 카나타는 대충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그래도 포와 마즈는 흑막인 스노크와 더불어 에피소드 8부터 뭔가 더 보여줄 여지가 있겠지만, 행성 그 자체인 스타킬러 베이스가 박살난 과정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지 않은 이상 파스마 대위는 1회용 캐릭터로 전락된다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중반부에 '톤파'로 라이트 세이버를 든 핀을 압도한 일반 스톰 트루퍼 대신에 파스마 대위가 등장했다면, 좀 더 좋았을까요? 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중반부에 한 솔로를 추적하는 일당으로 [레이드 : 첫 번째 습격]과 [레이드 2 : 반격의 시작]에서 주인공과 악역(및 후속작에 주요 인물 & 무술 감독)으로 등장했던 배우 분들이 까메오로 나온게 반가웠고 좀 더 비중이 있었으면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딱히 영화에 영향을 주는 레벨은 아니니까 넘어갑시다.

아무튼 지금까지 실사영화로 나온 스타워즈를 봤다면 매우 익숙한 전개(헌 술)에 새로운 캐릭터(새 술)을 담은 모습은, 일부 아쉬움이 살짝 있다해도 충분히 만족스럽네요. 프리퀄 삼부작 마지막 편을 상영한 지 10년이 지나서 더욱 발전한 기술력으로 선보인 스타워즈의 세계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것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특히나 예상치못한 곳에서 등장한 밀레니엄 팰콘을 비롯해서 저항군의 X - 윙에 데드스타와는 비교도 안되는 위력과 실적(?)을 선보인 스타킬러 베이스는 기술의 발전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기 충분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예상과는 다르게 '스톰 투르퍼' 효과가 무색할 정도로 잘 싸우고 심지어 성내는 상관을 슬금슬금 피하는 스톰 트루퍼의 모습도, 묘한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미려하게 리파인된 디자인이나 업그레이드된(...) 전투 방식도 충분히 인상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더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재미도 재미지만 레이나 스노크의 정체를 비롯해서 이후 전개를 위한 떡밥들을 생각하면, 매년 스타워즈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도 부족함이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 이맘때 '은하 제국'의 힘이 한창일 때 '데드스타'의 설계도를 빼내기 위한 저항군과 그 설계도를 지키기 위한 은하 제국의 사투를 그린 [스타워즈: 로그 원]을 개봉한다는데, 이쪽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선보일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후년에 나올 후속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8]은 말할 것 없습니다.

덧글

  • 니와군 2015/12/21 23:42 #

    이제 시작이닷!!! 라는 느낌이 강해서 다음편 언제 나올지 기다리는게 고통스럽습니다.
  • 알트아이젠 2015/12/21 23:48 #

    일단 본편 후속편은 2년 뒤를 기다려야 합니다.
  • 정의건담 2015/12/22 20:11 # 삭제

    좀 충격적인게 파스마 대위가 여자라는 것.(덤으로 여자인데도 키가 190도 넘는다네요.)
    제국군이 여성에게 한 자리 줄만큼 관대했던가? 아니 이번작품의 제국군인 퍼스트 오더들이
    하는 짓은 무자비 해도(별 몇개를 부셨나?) 관대함이라는게 여기저기 보임. 심심하면
    자기 부하 포스로 목쫄라서 죽여대던 베이더완 달리 목만 좀 졸라서 협박하는 선에서
    그치고, 화풀이로 기물파손은 해도 자기 부하들에겐 손대지 않으며, 자기가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님에도(총도 맞고 핀에게 라이트 세이버도 맞음.) 내가 너에게 포스를 가르쳐줄께
    라며 여유(라 쓰고 방심이라 읽는)도 부리는 악역 카일로. 자기 보다 계급 낮은 놈이
    빈정대고 깡탈을 부려도 화도 안내고 참으시는 헉스 장군과 스노크. 특히 스노크는 자기들
    최중요전력인 스타킬러가 박살났음에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부하들에게 어서 탈출하라고 독려도 함.
    보통 왠만한 작품에선 부하가 저런 초대형 사고 치면 갈구는게 당연한데, 콩가루가 된 제국군을
    다시 일으켜세우신 분인지라 그릇이 다름을 보여줌.(배우분도 저 유명하신 앤디 서키스 님.)
  • 알트아이젠 2015/12/22 20:25 #

    과거의 '은하 제국'보다는 좀 더 유연해진 모습을 보이는게, 이번 '퍼스트 오더'더군요.
  • 잠본이 2015/12/27 10:38 #

    스노크는 헉스와 카일로 두 명만 탈출하라고 지시했죠. 나머지 부하들은 죽거나 말거나 상관 안했음. 스타킬러 베이스보다 훨씬 위력적인 복안을 미리 준비해두고 있거나 아니면 그냥 감정이 없는 종족이거나 둘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 잠본이 2015/12/27 10:39 #

    다른 놈들은 그나마도 활약을 어느정도 하는데 파스마는 진짜 잉여중의 상잉여ㅠㅠ
  • 영원제타 2016/01/07 23:40 #

    저는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보고 싶지가 않더군요.
    사망성이 또 나온다는 말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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