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무라이 2 [24] 본 영화

전국의 모든 집사들이 기대하고 있는걸로 아는 일본 영화 [고양이 사무라이 2]를 봤습니다. 사실 전작도 고양이 다마노죠의 귀여움과 허당 사무라이 마다라베 큐타로를 빼면 그다지 재미있다고 하기에는 좀 어려운 영화였는데, 이번 편도 역시나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어떻게 보면 전작보다 더 재미면에서 떨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다음 이야기는 [고양이 사무라이]와 [고양이 사무라이 2] 스포일러를 곁들여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작의 엔딩과는 별개인건지 - 아니면 전작에서 아내의 장사가 잘 된 건지(그냥 시댁이 잘 사는건지) 주인공 큐타로는 가족들과 같이 제법 잘 사는 시댁에서 눌러 살고 있더군요. 딱히 관직이 없는 큐타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장모는 큐타로를 시골의 검술 교관을 하고 오라고 강요하고, 이에 큐타로는 다마노죠와 같이 집을 떠납니다. 뜬금없이 닌자의 습격을 받고 그 덕분이 배를 타지 못해서 조그만한 배를 렌탈(?)까지 해서 길을 떠난 건 좋은데, 그만 고래의 습격을 받고 머나먼 섬에 고립되는 신세에 빠지더군요. 설상가상 섬에 사는 원주민들은 다마뇨조와 같은 하얀 고양이를 신으로 모셔서 납치하고, 큐타로조차도 꼼짝없이 갇히는 신세가 됩니다.

전작은 뛰어난 검술에 얼굴은 무섭지만 고양이 다마노죠와 만나면서 집사로 각성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편은 이미 다마노죠의 충실한 집사가 된 큐타로가 어떻게 집사의 본분을 다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허당스럽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시작부터 장모의 등살에 주눅 든 모습을 비롯해서, 흑막에 의해서 닌자와 싸우거나 그때문에 배를 못타서 셀프로 나룻배를 저어야 하는 등의 뭔가 미덥지않은 모습을 선보입니다. 중반에 가서는 뱀을 보고 기겁을 지른다거나 말이 안 통하는 원주민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고양이 흉내를 내고 처음 먹어보는 바나나에 정신을 팔리다가 폭풍설사까지는 하는등의 모습이 그건데요. 전작도 그랬지만 이번작에서는 큐타로역의 키타무라 류헤이님 특유의 무서운 인상에서 망가지는 행동 사이의 갭을 더욱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어떻게 본다면 전작의 미묘한 갭을 극대화 시킨건데, 이건 보는 이에 따라서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캐릭터를 박살낸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검술조차도 반 이상은 개그로 표현해서 김이 새더군요.

그래도 이번작에서 다마노죠의 귀여움은 건재합니다. 아무래도 이 녀석의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은 상당한데, 전작의 경우에는 다마노죠 말고 여러 귀여운 고양이와 사이드킥(...)으로 개는 아니지만 다마노죠 이상으로 귀여운 강아지 진타로가 있는 반면에 이번에는 등장하는 동물이 다마노죠를 제외하고 달랑 한 마리가 전부더군요. 그나마 나머지 한마리인 암컷 검은 고양이는 다마노죠는 고사하고 전작의 진타로보다 못한 매력을 지녀서, 조금은 김이 샙니다. 시커먼 고양이라서 비주얼적으로 손해보는 면이 있는데, 여기에 나올때마다 뭔가 귀엽다는 느낌이 덜 들더군요. 그래도 수컷인 다마노죠가 너무 들이대서 그런지 막판에 다마노죠에게 필살의 싸대기를 날리면서 다마노죠가 차이는 모습 딱 하나는 임팩트가 있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이야기도 조금은 마음에 안드는데요. 초반에 큐타로를 강제로 시골로 내보내고 닌자를 고용해서 일부러 큐타로를 시골로 못 보내게 한 다음에 별 소득없이 집으로 돌아오면 강제로 이혼시킬 계획을 가진 흑막인 장모가, 이야기 중반부터 가족애를 강조하더니 갑작스럽게 큐타로를 인정하는 자세로 돌아서고 하얀 고양이(다마노죠)를 신으로 믿고 검은 고양이를 악마로 믿는 원주민들도 가족애 운운하다가 잠깐 해적의 습격을 받고 어영부영 큐타로가 사건을 해결하니 순순히 다마노죠를 큐타로에게 돌려주고 검은 고양이와 해적과 내통한 마을의 배신자도 순순히 인정하고 용서해주는 장면이 조금은 황당했습니다. 사실 전작도 가족애 운운하는 내용이 부자연스러운게 없던건 아닌데, 이번편에서는 그런 부분이 더욱 어색하더군요. 사이드 빌런인 여성 해적은 뭔가 어설픈 색드립으로 큐타로를 유혹하는것과 보물운운한걸 제외하면, 딱히 한 것도 없다는것도 좀 아쉬웠습니다. 이런 장르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도움을 주는 원주민 소녀도 말장난 개그를 빼면, 검은 고양이 정도의 비중이라는것도 허탈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래도 보물의 정체인 바나나(씨앗)이라는 것과, 위에서 언급한대로 중간에 바나나때문에 고생한 큐타로가 집에서 귀한 음식이라고 대접받은게 바나나인건 좀 웃겼습니다.

본편이 끝나고 스탭롤에서 중년 가수분이 멋진 주제가를 부르는건 좋은데, 영화에서 등장하는 원주민 분장에 가사 끝마디마다 "~ 냥 ~"을 붙이는게 좀 오글거리더군요. 아까 이야기했지만 전편에서도 큰 기대를 안했고 이번편은 전반적으로 전편보다 더 안 좋았지만, 그래도 다마노죠를 큰 화면에서 봤고 너무 망가져버린 감이 없지않아있지만 큐타로의 개그나 전작보다 다마노죠를 더욱 챙기는 모습을 보는걸로 그럭저럭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덧글

  • 김안전 2016/03/11 23:16 #

    각본을 주연 배우가 도맡아서 했다고 하니 그런 면이 있는것도 같습니다. 드라마 시즌 2의 번외격인 이야기고 시즌 3도 나올거 같으니 영화는 그저 여흥이겠죠. 타마노죠 메인역의 아나고가 나온다는 스핀 오프 에도에 가다 도 방영되었던데 그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 알트아이젠 2016/03/12 00:06 #

    그런 사연이 있군요. 그나저나 영화보다 드라마쪽이 재미있다는데, 그쪽이 내심 궁금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