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22] 진행중인 특촬물

생각해보니까 [파워레인저 시리즈]는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추억 이상으로 맹렬하게 빠져들었던건 아닙니다. 그래도 새롭게 영화로 나온다고 하니까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봤는데, 늘 그랬던것처럼 이 다음부터는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스포일러가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랜 옛날 파워레인저의 리더였던 조던은 같은 동료인 리타 리펄사 - 그린 레인저에게 배신을 당해서, 파워레인저가 전멸하게 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에 조던은 자신과 리타를 봉인하고 지구의 생명이 담긴 '지오 크리스탈'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전사를 기다리게 되며, 수억년이 흐른 후에야 방황하는 청소년 5인방 - 제이슨, 킴벌리, 빌리, 트리니, 잭이 우연한 기회에 만나서 조던이 남긴 '파워 코인'을 획득하고 일련의 사건들을 거쳐 조던과 알파 5를 만나 파워레인저로 각성하는 과정을 그린게 이번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의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단 아쉬운 점부터 이야기 하지만, 슈트 액션의 비중이 상당히 적습니다. 아무래도 5명의 청소년들이 파워레인저로 완벽하게 각성하는게 극후반부다 보니까 어쩔 수 없다쳐도, 그마저다 여러 각도에서 커버를 했다해도 이제는 식상한 슬로우 모션 남발이나 뜬금없는 레드 레인저의 쌍검 획득을 통한 칼질을 제외하면 딱히 슈트 액션이 재미있지도 않더군요. 의외로 5대의 조드들이 리타로부터 마을과 지오 크리스탈을 지키기 위해 협공을 가하는 모습이 꽤 볼만했는데, 특히 처음 한 자리에 등장할때 마이티 몰핀 파워레인저 주제가가 깔리면서 특유의 구도로 달리는 모습이 나름 인상깊었습니다. 조금은 짧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충분히 임팩트가 있었고, 정보가 공개되고 지금까지 줄곧 욕을 먹었던 메가조드의 액션도 나름은 볼만하더군요. 합체신이 거의 없다시피했고 주먹질과 스플랙스와 피니시로 등짝의 쌍검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주먹질하는 장면이 [퍼시픽 림]이 살짝 떠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툭탁가렸으면 좋겠는데, 어쩌면 메가조드는 워낙 기대감을 낮춰서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게 아닌가하는 착시현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제일 아쉬운 점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예상치 못하게 하이틴 드라마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각자 학생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아픔을 가지고 있던 청소년들이 우연한 기회에 파워레인저로 훈련받게되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서 낑낑거리고 툭탁거리고 좌절도 하지만 점점 서로에게 자신의 속내를 밝히고 팀워크를 다져가면서 파워레인저로 각성하는 과정은 충분히 납득할만큼 인상깊더군요. 조금 더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제이슨 - 레드 레인저와 전 레드 레인저인 조던과의 유사성에 대해서 좀 더 묘사를 하고 조금은 억지 연출인 빌리 - 블루 레인저의 죽음이 조금만 더 납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괜찮은 하이틴 드라마를 더욱 빛내주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슬램덩크]의 정대만처럼 부상때문에 자포자기식으로 비행을 저지르는 제이슨을 비롯해서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자폐증과 왕따인 빌리, 친구와의 트러블로 고통받는 킴벌리, 몸이 편찮은 어머니때문에 걱정이 많은 잭, 성소수자인 자신이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트리니의 비중이 어느하나 치우침없이 고르게 분포된것도 하이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보네요. 초반에는 파워 스톤의 예상치못한 힘에 당혹해하는걸 시작으로, 파워레인저로 각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않자 서로 초조해하고 잠깐이나마 반복하며, 미각성 상태로 리타에게 무모한 공격을 제안했다가 빌리를 잃는 처절한 절망을 겪고, 조던의 개심으로 인하여 극적으로 부활한 빌리와 그를 통하여 완벽하게 각성하고 이후에도 파워레인저이자 좋은 밴드 멤버로 변함없이 지내는 결말은 전형적이긴해도 충분히 미소지으면서 볼 수 있는 하이틴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뭐, 너무나도 예측 가능한 전개라서 보는 분들에 따라서 식상하거나 다소 오글거리는 부분도 충분히 있지만요. 그래도 서로의 속내를 고백하는 캠프파이어 신은 담담하면서도 충분히 명장면이라고 부를만했고, 리타를 물리친 이후로 (정체는 밝힐 수 없지만)예전보다 훨씬 밝아진 파워레인저 멤버들 모습도 보기가 좋았습니다. 내심 레드 레인저가 자신의 아들이라는걸 어렴풋 눈치챈 제이슨의 아버지의 막판 행동도 센스있었고.

그밖에 기억나는 거라면 이번 작품의 메인 빌런인 리타가 다소 허무하게 [죠죠의 기묘한 모험: 전투조류]의 카즈처럼 생각을 그만두게 된걸 제외하면 나름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본편 후반부에서 [크리스피 도넛] 홍보나 범블비를 박살내면서 [트랜스포머] 디스(?)하는 것 같은 장면들도 생각났습니다. 중간중간 하이틴 드라마에서 어렵지않게 볼 수 있는 개그들도 나쁘지 않고요.

아무튼 파워레인저로는 많이 빈약하고 아쉽지만, 하이틴 드라마로는 괜찮은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입니다. 영화 제목 그대로 파워레인저의 탄생을 그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할 수 있는데, 리타가 '내 뒤에 배후가 있다.'는 식의 언행이나 토미 올리버를 언급하는 화끈한 후속작 떡밥도 나왔으니 다음편에는 '파워레인저' 스러운 볼거리를 빵빵하게 선보였으면하는 바람입니다. 아무리 하이틴 드라마는 좋아도 이런 형식은 이번이 첫 시리즈니까 용인할 수 있고, 후속작에서도 이런 구성이라면 곤란하다고 보네요.

덧글

  • 듀얼콜렉터 2017/04/25 01:46 #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았던것도 아닌 좀 애매한 작품이었네요. 원작의 코믹함이랄까 그걸 전부 진지함으로 덮어서 그건 아쉬웠네요. 후속작이 5편이나 했다고 했는데 이번 작품의 흥행이 저조해서 그냥 이대로 엎어질것 같아서 아깝긴 하네요.
  • 나이브스 2017/04/25 11:03 #

    왠지 하이틴 장르만 되면 고민상담 모임 같은 분위기만 이어지다가 재미없이 끝나는데 그부분은 나쁘지 않았죠. 근데 진짜 슈트 액션과 로봇 액션이 너무 적은 건.참...
  • Uglycat 2017/04/25 11:56 #

    저도 보았는데 청소년 성장물로는 좋은 의미로 평범했고, 액션물로는 나쁜 의미로 평범했던 작품이었습니다...
  • 데니스 2017/04/26 08:14 #

    파워레인저 영화는 첫번째 (망)작이 기억에 남죠. 엔젤 그로브가 사실은 호주 시드니 였다는... 읍! 읍! (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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